『그런 행사에 뭣하러 참여합니까? 다른 업체들도 아마 대부분 보이콧할 겁니다.』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글로벌리눅스2001」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한 리눅스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아마도 지난해 열린 첫 행사에서 불쾌했던 기억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글로벌리눅스는 정보통신부가 한국을 세계 리눅스시장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갖고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했던 국제적인 행사다. 이 행사는 전세계 리눅스업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소개함으로써 리눅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한편 비즈니스 교섭장을 마련해 리눅스 비즈니스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로 마련돼 업계에서는 큰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행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잡음으로 애초의 취지는 퇴색해 버렸다. 리눅스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한 이벤트대행사가 행사 실무를 담당한 것이 잡음의 원인이었다. 이벤트대행사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부스 제작이나 콘퍼런스 참가 비용을 턱없이 높게 받았으며 사전 준비가 부족해 행사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다. 몇몇 세미나는 사전예고 없이 취소되거나 시간이 변경돼 참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행사 이후 리눅스업체나 참가자들은 리눅스 비즈니스 활성화는커녕 상업성에 철저히 휘둘렸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런데 올해 역시 같은 이벤트대행사가 행사 진행을 맡는다고 한다.
이미 리눅스업체에 공문을 보내고 정통부의 지원으로 행사를 실시한다며 업체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지난해 빚어졌던 물의를 생각해 본다면 지금부터라도 정통부가 행사 주최자로서 정통부의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리눅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행사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상업성을 배제할 수 있는 주체가 행사를 주관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관련해 대행사측은 첫 행사였던 만큼 준비가 부족했지만 올해는 이를 보완하는 한편 참가비도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리눅스 행사가 과연 실패를 딛고 리눅스 비즈니스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컴퓨터산업부·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