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내려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분할 판결 1심이 번복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MS 항소심은 MS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막을 내렸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7인의 재판부로 구성된 워싱턴DC 연방항소심법원은 항소심 둘째날인 27일 MS에 분할 판결을 내린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의 1심 판결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MS에 우호적 입장을 보였다.
첫날 심리에서도 『한 업체의 독점 붕괴는 또 다른 업체의 독점을 유발시킨다』며 친MS 입장을 보인 재판부는 둘째날에도 MS에 비판적 발언을 한 잭슨 판사의 행위를 공격하며 1심 판결이 도출된 과정의 논리성과 공정성을 따졌다.
수석판사인 해리 워드워즈는 잭슨 판사가 한 언론에서 발언한 『MS는 워싱턴 뒷골목의 깡패같은 회사이고 빌 게이츠는 나폴레옹처럼 독재적 인물』이라고 한데 대해 당혹했다며 『이는 대부분의 시민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밝혀 잭슨 판사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MS측의 주장에 동조했다.
항소심을 지켜본 법률전문가들은 재판진이 1심 판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어 판결이 완전히 뒤집어지지는 않더라도 하급법원으로 다시 환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ABC방송의 한 법률 자문가는 『이번 사건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1심의 분할 판결이 완전히 뒤집어질 가능성이 낮지만 최소한 1심 판결의 환송과 함께 잭슨 판사가 재심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은 높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정부의 승리를 점쳐온 볼티모어대의 법학 교수 밥 랜드도 『오랫동안 정부와 MS의 승률을 7대 3으로 보아왔는 데 이제 5대 5로 수정해야겠다』며 항소심이 MS에 유리했음을 지적했다.
분할 판결이 내려진 지 7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항소심은 1심과 달리 MS에 훨씬 유리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7인의 재판진 중 2명은 지난 98년에도 이번과 유사한 반독점법 위반사건 판결에서 MS 손을 들어 준 적이 있으며 최근 임명된 반독점국장에도 친MS 성향의 인물이 임명되기도 했다.
항소심 판결은 오는 여름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