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12)

새로운 모험<12>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세 여자들은 노인을 둘러싸고 장난을 하면서 춤을 추었는데, 지켜보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난이 심했다. 홍석천은 모든 격식을 떠나 아이로 돌아간 듯이, 마치 짖궂은 개구쟁이처럼 여자들과 놀았는데, 그렇게 재미있게 노는 것을 처음 보았다. 한 시대에 국가 정책을 움직이고, 정가의 핵심에서 파워게임을 하던 그가 이렇게 천박해질 수 있다는 것도 그가 가질 수 있는 다양함인지 알 수 없었다. 노인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을 때 젖가슴이 큰 여자가 그의 앞에 몸을 바짝 붙이더니 손을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노인의 사타구니를 움켜잡았다. 노인은 모른 척하고 몸을 뒤로 빼었다. 참다 못해 내가 그 여자를 손짓해서 불렀다. 그녀가 다가와서 나에게 말했다.

『안주 좀 더 가져오라고 할까요?』

『노인에게 너무 지나친 장난은 하지마.』

『오빠도 좋아하시는데 뭘요.』

『그래도 어느 정도 예의는 지켜.』

『알았어요, 회장님. 그런데 저 분 누구예요? 유명한 분인가요?』

『그건 알 필요없어.』

『신문 사진에서 본 것 같은데 누군지 모르겠네요. 재벌 누군가요?』

『신분은 알 필요 없다니까. 알려고도 하지 말고, 오늘 밤 즐겁게 해드리기만 해.』

『예의를 지키라면서 어떻게 즐겁게 해요?』

『어느 정도는 지켜야지.』

여자는 입을 실룩하고는 물러섰다. 노인은 옛 노래를 계속 불렀다. 그가 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나오라고 손짓해서 불렀다. 나는 홀로 나가서 그들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추었다. 노인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여자를 끌어안고 빙글빙글 돌았다. 노인이 나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나는 노래를 한 곡 선정해서 불렀다. 노래를 부르면서 좌석 쪽을 힐끗 보니 노인이 거꾸로 곤두박질하는 자세로 의자 아래로 박혀 있었다. 의자 아래로 박혀 있는 것이 아니고, 젖가슴이 큰 여자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그 속을 파고들고 있었다. 턱밑에 점이 있는 여자조차 계면쩍어서 시선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 나는 홍석천 선배를 상당히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의 다른 일면을 보는 듯 했다. 그렇다고, 그러한 행동과 그가 사회에 주고 있는 엄혹하기 짝이 없는 비중을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