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전자상거래 현황과 과제](1)자동차

지난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닷컴(B2C)이 줄줄이 도산한 후 그 대안으로 떠올랐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전자상거래 사업도 불과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빙하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기업경영에서 인터넷 활용은 세계적인 대세라는 점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미국 자동차·금융·의료·농업·유통 등의 분야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B2B 전자상거래 산업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6회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제너럴모터스, 포드 3사가 지난 10월 인터넷에서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 코비신트(http://www.covisint.com)를 개설할 때만 해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우선 3사가 매년 9만여 납품업체로부터 사들이는 부품 구매 금액만도 약 240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를 전자상거래로 전환해주고 그 대가로 1%의 수수료만 받아도 매년 24억달러의 수입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코비신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신 차의 설계도 등 자동차관련 최신 정보도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관련업계의 생산성까지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큰소리쳤었다.

그러나 이 웹사이트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지 벌써 반년이 가까워오지만 9만여개 납품업체 중에 1%에도 못 미치는 200개 부품업체들의 제품 설명서를 올려놓는 데 그쳐 관련 업계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생명과 같은 시장 중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이 웹사이트에서 거래가 이루어진 부품을 모두 합쳐도 3억5000만달러에 불과한 실적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http://www.nyt.com)는 자동차 3사가 지난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웹사이트가 단순한 전자 게시판 역할밖에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웹사이트에는 제품을 팔겠다고 물건을 내놓는 회사도, 사겠다는 회사도 불러모으기 어렵다. 자동차 3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조차 이 웹사이트를 외면하는 상황이라며 코비신트도 다른 많은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처럼 앞으로 「돈만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신문의 결론이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http://www.mercurycenter.com)도 이러한 상황을 「경주용 자동차가 1단 기어를 넣고 달리는 꼴」이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 속도가 조금씩 높아진다고 해도 「풀 스피드」로 달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주요 웹사이트로는 지난 95년 최초로 개설된 프리마켓(http://www.freemarkets.com)을 비롯해 버티컬넷(http://www.verticalnet.com) 등 3∼5개에 이르지만 이들도 아직 모두 상당한 적자를 내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