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험<13>
룸 살롱에서 홍석천 의원과 보냈던 그 난잡한 짓거리는 마치 이중성을 지닌 정치판도를 들여다보는 기분을 주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그런 등식에 귀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홍 의원이 보여준 솔직한 태도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였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홍석천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는지 모른다.
정계로 진입하는 나의 일정이 진행되었다. 나는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신임을 하게 된 몇 명의 직원들을 차출해서 따로 사무실을 만들었다. 정계로 들어가면 그들은 비서관이나 보좌관 또는 사설 운영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 홍석천 의원의 추천을 받은 행정 전문가 두 명을 영입했다.
첫 단계로 나는 소유 주식 10%에 해당하는 것을 내놓았다. 그것을 일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주가가 상승된 것을 골라서 많이 내놓고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가능한 한 매물로 내놓지 않았다. 한꺼번에 현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 추세를 보아서 분산시켰다. 그러나 대주주인 내가 10% 이상 내놓자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한 하락세가 10%를 판 가격보다 손실을 더 가져오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역시 대주주였던 중국의 만토 집단 류성화 총재와 러시아의 알렉세이비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주식을 팔고 있는 이유를 물었던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정계로 진출한다고 하는데 사실이오?』
류 총재는 누구로부터 소문을 들었는지 그렇게 물었다.
『사실입니다. 그래서 돈이 필요해서 10% 정도 내놓고 있습니다.』
『10%라면 경영권을 포기하는 것이오?』
『10% 내놓아도 제가 최대 주주입니다. 다만 업체에 따라서 경영권을 장악하기 어려운 곳도 있지만요. 그러나 저는 최대 주주로 남고, 경영은 전문인들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제가 정계로 진출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어느 시기가 되면 전문 경영인들이 회사를 운영하게 될 것이 아닙니까. 그것이 좀더 앞당겨졌을 뿐입니다.』
『맡길 만한 경영인이 있소?』
『중소기업일 때는 친척이나 학교 후배들을 기용했지만, 이제 기업이 커지니 그것은 불가능하겠지요. 자체에서 커온 간부와 외부 경영 전문인들을 영입할 생각입니다.』
『내가 한번 한국에 갈 테니 그때 만납시다.』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