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 2일(현지시각)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재심이 끝난 후 냅스터의 CEO 행크 베리가 저작권 보호를 위한 차단장치 설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냅스터의 창업자 숀 패닝.
【본사 특약 = iBiztoday.com】 냅스터(Napster.com)가 자사 웹사이트에서 유통되는 공짜 음악파일을 철저하게 차단하겠다고 약속해 불법 음반 유통이 훨씬 어려워지게 됐지만 네티즌들은 곧 우회로를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완벽한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냅스터는 지난 3일 법원의 사이트 폐쇄 명령을 피하기 위해 『이번 주말부터 불법 음반 차단 시스템을 설치해 저작권 소유자가 지정한 노래의 곡명과 가수의 이름이 담긴 파일 교환을 중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냅스터가 설치할 이 소프트웨어는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빙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슬쩍 이름을 바꿔 검색하거나 유명 밴드 메탈리카의 철자 중에 글자 하나를 빠뜨린 것도 잡아낼 만큼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용자들이 우회로를 발견해 낼 때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냅스터의 새 차단 소프트웨어는 우선 디렉터리 서버들을 추적한다. 디렉터리 서버는 사용자들의 검색 요청을 받아들여 원하는 노래가 담긴 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과정에서 불법 파일들을 여전히 공유 파일에 저장할 수는 있으나 검색 요청곡이 금지곡인 경우 검색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방식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냅스터 이용자인 막스 김씨(28)는 『가수 이름이나 곡명을 이용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며 『이름은 철자를 비슷하게 바꿔쓰거나 다른 문자 형태로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냅스터를 통한 불법적인 음악교환을 차단하려는 제한적인 시도가 있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불발로 끝난 적이 많았다.
지난해 4월 메탈리카가 냅스터를 고소하자 냅스터측은 이들의 노래를 교환한 것으로 드러난 사용자들의 출입을 금지시켰으나 이 역시 허사로 끝났다. 곧바로 메탈리카의 노래들이 다시 교환되기 시작했고, 제재 조치를 받은 사용자들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무상 출입을 재개했다.
냅스터의 복제 차단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경우 사용자들은 법원이나 음반업체들의 통제를 받지 않는 다른 유사 서비스 사이트들로 옮겨가도 그만이다. 이미 그누텔라(Gnutela.com)를 비롯한 냅스터 변종 사이트들이 여럿 있는데 이들은 냅스터와는 달리 중앙 서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이들 가운데 한 곳은 냅스터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지만 인터넷에 연결된 세계 어느 곳의 컴퓨터에서건 서버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다. 「내피게이터(Napigator)」라는 프로그램으로 사용자들은 냅스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어느 컴퓨터에건 직접 접속할 수도 있다.
음반업계를 대표하는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지난달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들에 이른바 「오픈냅(OpenNap)」 서버의 해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현재 내피게이터는 오픈냅 서버에 70만명의 사용자들에 의해 공유된 1억6400만개의 파일을 등록해둔 상태며 서버들 가운데 대다수가 이탈리아나 뉴질랜드·러시아 등지에 자리잡고 있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