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지난해 이후 음성인식 및 합성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되면서 시장 참여업체가 급속히 늘어나자 기존 업체들이 회사 이미지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음성정보산업의 핵심이 되는 음성인식 및 합성 엔진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해 20억∼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관련산업의 활성화로 적게는 3배, 많게는 7, 8배 수준까지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회사 홍보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기술력 평가를 통한 회사 이미지 강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용제품 공개.제값을 받고 판매해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지만 이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해 네티즌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회사 홍보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외국계 음성인식업체인 L&H코리아가 리빙OK와 공동으로 음성인식 웹브라우저를 CD 또는 인터넷 다운로드 방식으로 공개한 데 이어 국내 업체로는 보이스웨어가 같은 기능의 제품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뒤를 이어 디앤엠테크놀로지도 육성으로 PC 응용 프로그램을 작동하거나 웹서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보이스웹브라우저를 공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달에는 엑트밸리가 회사 알리기 차원에서 30단어 가량을 지원하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인터넷에서 공개했다. 공개된 SDK가 30단어 인식으로 제한돼 있긴 하지만 SDK가 음성인식업체들의 주수입원이라는 점에서 엔진공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또 다른 튀기 전략은 회사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지만 홍보에 사활을 걸기 위해 전문홍보대행사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올 들어 미국 스피치웍스의 기술제휴사인 메텔을 비롯해 보이스웨어, 미국계 보이스포털서비스업체인 헤이아니타가 홍보대행사를 이용해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이 설립한 음성인식 및 합성기 개발업체 에스엘투도 홍보 강화 차원에서 홍보대행사를 물색 중이다.
이중 후발업체격인 메텔은 이달 21일 서울에서 스피치웍스와 공동으로 대규모 기술세미나 및 제품발표회를 열기로 하고 증권사 대상의 음성인식 주문시스템 시장 장악을 벼르고 있다.
이처럼 음성산업 관련업체들이 회사알리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경기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경우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께는 국내 기반기술업계의 절대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