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업계, 구조조정 휘몰아친다

그동안 전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초고속인터넷 붐, 관·산·학 전반에 걸친 정보화 등에 힘입어 연평균 34%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네트워크통합(NI)업계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릴 전망이다.

한국통신을 비롯 지앤지네트웍스·유니텔·SK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과 대형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NI 시장 진입이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경기하강으로 침체된 NI 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시장공략이 강화되면서 일부 선발 NI업체를 제외한 중견·중소 NI업체들은 「독자생존이냐, 협력하청업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과 거대 SI업체들의 시장 진입 ● 한국통신은 올해 NI 및 SI사업에서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한 15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수립했다. 오는 2003년에는 이 분야에서 1조, 오는 2005년에는 SI 3위 업체로 발돋음한다는 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이밖에 지앤지네트웍스는 전년대비 70% 늘어난 700억원의 NI부문 매출 계획을 수립했고 유니텔·SK텔레콤 등도 시장을 관망 중이다.

회선사업자들 대부분은 회선과 함께 NI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회선사업을 바탕으로 공공시장 등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 중이다.

SI업체들은 NI사업으로 수익과 매출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쌍용정보통신의 성공 사례에서 자극을 받고 SI 시장이 포화됐다는 인식에서 NI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형 SI업체인 LGEDS시스템은 지난해 10월 태스크포스 활동을 통해 NI사업성 검토를 마친 후 올해부터 국내 N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40여명이 NI사업 수주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명 수준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가 이전에 해온 NI사업과는 달리 자체 인력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기본 방침으로 수립했으며 조만간 시스코사와 협력 계약을 체결키로 하는 등 벤더와의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NI사업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C&C도 지난달 시스코시스템스와 SI 협력계약을 체결하는 등 NI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계열사인 SK텔레콤·신세기통신 등의 통신망 구축사업에서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는 두루넷·드림라인 등 다른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공공사업부문에서 NI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현재 40명 수준인 NI부문 인력을 연내 70명 수준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NI업체들이 주축이 돼 사업을 추진 중인 원격네트워크관리서비스(MSP) 분야에서도 피에스아이네트·코오롱정보통신과 CA가 공동참여하는 등 회선사업자나 SI업체들의 시장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NI업계 파장 ● NI업계에서는 회선사업자나 SI업체들의 시장 진출에 대해 아직 전문인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초기에는 협력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주사업자가 회선사업자나 SI업체가 되고 NI업체들은 하청을 받는 구도여서 손익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중소업체의 경우 매출 확대 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또 이들이 대부분 공공사업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 분야에 치중해온 NI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 NI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들 업체가 계획대로 전문인력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다. 회사 이미지나 사업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