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험<17>
나는 소리치면서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낚싯줄이 헐렁해지면서 그냥 올라왔다. 낚시 바늘조차 뜯겨나가고 없었다. 다가온 홍석천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힘껏 당기면 안되네. 잡혔다 싶으면 살살 당겨야 해. 끌려오지 않으려고 버티면 그냥 놔주기도 해야 하네. 큰 고기하고는 줄다리기를 해야 해. 풀어주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면서 싸우는 거야. 그렇게 되면 고기는 힘이 빠지고 지쳐서 버티는 일을 포기하지. 그때를 기다렸다가 천천히, 그러면서 단호하게 끌어올리는 거야. 정치도 마찬가지일세. 자네는 정치를 배우기 전에 반드시 바다 낚시를 먼저 배워야 할 거야.』
우리는 한 시간 정도 바다 낚시를 하였다. 김성길 명예총재는 바람이 차갑다고 하면서 삼십분 정도 하다가 선실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처음으로 여러 마리의 바다 고기를 낚았다. 광어라든지 고등어 그리고 넙치가 잡혔고, 문어가 매달려 올라오기도 했다. 우리가 잡은 고기는 선원이 회로 썰어서 술과 함께 가져왔다. 우리는 선실 안에서 손수 잡은 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마셨다. 홍 총무가 가방을 열고 그 안에서 서류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그 서류에서 수백명의 명단이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전국 지도가 있었고, 그 지도에 있는 각 지명과 인명을 보았다. 지도에 있는 지명은 선거구였고, 그 선거구에 있는 명단은 후보자로 거명된 국회의원 공천자 명단이었다.
단순하게 명단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해당 지역구의 인물에 대해서 분석한 것이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그 시점에서 그 해당 지역의 여론이 첨부되어 있었다. 당선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가 하는 애매한 수치도 첨부되어 있었다. 홍 총무는 그 전체 명단을 나에게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들 중에 일부 명단을 추려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나에게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체적인 것을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공천 예비 후보는 오백명 정도 됩니다. 이 중에 초선 후보도 있고 재선 후보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최 위원장이 선택할 필요가 있는 예상 후보자들은 이십여명 됩니다. 초선이 열네명이고, 재선 가능성이 있는 기존 의원이 예닐곱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돈이 없습니다. 그러나 밀어주면 당선 가능성이 60% 이상으로 관망됩니다.』
나는 총무가 내미는 명단을 들고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