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성제환(sung24@gameinfinity.or.kr)
제3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정보기술혁명은 1920년대 영국의 수학자 튜링(Turing)에 의해 발명된 「튜링머신」이 수학적 기능을 수행해온 이래, 1960년대 진공관을 사용한 컴퓨터가 트랜지스터로 대체되면서 가속되어 왔다.
이후 점차 발전된 정보화의 과정은 대략 다음의 4단계를 거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64∼1981년 기업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변화시대」, 1981∼1994년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PC시대」, 1994∼2005년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시대」다. 그리고 향후에는 세계 전인구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시대」가 도래하고, 2015년께 그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네트워크 시대의 완결은 세계에서 가장 값싼 정보가격이 실현될 때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정보흐름의 가장 중요한 철칙, 「값싼 정보는 항상 값비싼 정보를 구축(crowding-out)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네트워크 시대가 완성될 때 네트워크를 통해 오가는 정보를 무엇으로 채워줄 것인가. 이는 다름아닌 문화콘텐츠다. 최근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제작이나 유통면에서 격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먼저 제작분야에서는 전반적인 디지털화에 따른 장비의 첨단화와 기기의 저렴·소형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국내 콘텐츠산업의 제작부터 기획부문에 해당하는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과 프로덕션 과정에서 첨단 디지털장비의 구축은 일정 수준에 올라선 데 비해,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문학적 전문성을 갖춘 인력은 태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문화산업분야의 제작·유통분야 변화와 관련, 디지털문화콘텐츠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첫째, 인문적 사고와 정보처리 능력, 예술적 전문성, 시장의 추세를 정확히 읽어내는 사회과학적 상상력과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에 대한 공학적인 이해력을 갖춘 인력의 양성이 시급하다. 콘텐츠산업에서 창작력과 참신한 기획력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양성 프로그램, 인디(indie)문화 생산자들과 아마추어 인력의 네트워크를 통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기술과 함께 커다란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저작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제도정비가 시급하다. 업계에서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는 불법복제와 저작권문제에 대해서다. 하루빨리 문화콘텐츠산업의 온라인 서비스에 따른 서비스료와 보안·인증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 저작권시장의 활성화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작자가 중심이 된 저작권 집중관리기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셋째, 현재 문화상품의 유통망은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거래가 어려운 실정이다. 제작사와 소매상, 제작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효율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유통전문업체를 육성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유통경쟁력을 고양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넷째, 동종업계간 협력과 이종업계간 연계를 통한 윈윈전략의 일환으로 콘텐츠와 기술의 공유, 공동마케팅의 추진을 통해 산업적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략에는 타 콘텐츠업계와의 제휴와 네트워크화의 구축, 이들간의 공동장비 활용 활성화, 독립프로덕션과의 연계 활성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다섯째, 문화산업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실제 제작에 활용 가능한 기술과 콘텐츠의 라이브러리 DB구축을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작공정, 특히 취약부문인 프리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의 현실적인 제작시스템으로 제작기획·시나리오·기술의 DB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