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동영상 이동전화단말기 대중화 발목

컬러 동영상 이동전화 단말기 대중화가 요원하다. 핵심부품 공급이 늦어지는 데다 콘텐츠도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동통신망 고도화(2세대→2.5세대)에 발맞춰 이동전화 단말기도 진일보하는 추세다. 특히 2.5세대 이동전화(IS95C) 단말기가 등장, 최대 144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게 돼 손바닥 위에서 TV와 영화를 감상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컬러 동영상 단말기의 대중화 지연은 SK텔레콤·한국통신프리텔·LG텔레콤 등이 준비해온 IS95C 서비스 실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서비스사업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왜 늦어지나 ● 현재로선 저급한 부품 국산화율이 가장 큰 문제. 이동전화 단말기의 가격대비 부품 국산화 비중은 45∼60%에 불과하다. 음성통화 위주의 2세대 단말기들은 부품 국산화율이 60%에 근접했지만 첨단 기능을 채택한 단말기일수록 부품 국산화율이 낮아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성능이 향상될수록 작고 가벼우며 저전력 소비형 부품이 요구되지만 국내 부품업체들의 개발 속도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해 결국 외국산 부품에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IS95C 단말기에 적합한 컬러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와 전원(배터리)을 미국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기지국에서 온 신호를 단말기 안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신호로 바꿔주는 모바일스테이션모뎀(MSM) 칩을 비롯해 LCD·배터리·메모리칩 등 이동전화 단말기 가격대비 46%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들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2세대 이동전화 단말기용 배터리의 경우에도 일부 국내 업체들이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컬러 동영상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배터리는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가 없다 ● 대표적인 이동전화 단말기용 무선인터넷 성공 사례는 일본 NTT도코모의 「i모드」다. i모드는 대응 인터넷 사이트 수만도 1만4000개가 넘는 데다 캐릭터(언제라도 캬랏빠!), 무선오디션(바토라쿠션), 착신멜로디 전송(야마하*멜로차!), 지도정보검색(i Map Fan), 스케줄 관리(DoSule!), 프렌차이즈점 마케팅 지원, 영업업무지원, 광고서비스, 게임 등 온오프라인을 포괄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무선인터넷사업은 콘텐츠가 좌우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 따라서 현재로선 가장 앞선 이동전화용 무선인터넷 기재인 IS95C 서비스도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지상과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단문메시지서비스(SMS)·모바일 게임 분야만 활성화되고 있을 뿐이다. 이는 단말기업체들에게 IS95C 서비스 활성화에 대해 확신을 주지 못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망 ● 부품 및 콘텐츠 부족으로 말미암아 컬러 동영상 이동전화 단말기 대중화가 늦어질수록 IS95C 서비스의 단명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즉 올 하반기에나 IS95C 서비스 및 단말기 판매가 본격화되고 내년부터 대중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단말기업계로서는 다시 IS95C 서비스 지속 여부 및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도입 시점을 두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