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의 하강 등으로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정보기술(IT) 관련 제품 및 부품의 생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관련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물론 자국 시장의 소비가 지난해 말 이후 빠른 속도로 위축되자 PC와 반도체 업체들,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등 디지털가전 업체들까지 앞다퉈 생산 축소에 나서고 있다.
이 신문은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IT업체의 설비투자가 줄어들어 경기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PC 제조업계에서는 후지쯔가 이달 생산을 2월에 비해 10만대 정도 적은 20만대로 조정해 3월 마감하는 2000회계연도 국내 총 출하대수를 310만대에서 300만대로 낮출 계획이다. NEC도 2월과 3월 월간 생산대수를 20% 정도씩 줄여 2000회계연도 국내 출하대수를 368만대에서 355만대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계약취소 및 납기연기 요청이 잇따르면서 생산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올 1∼3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생산을 2000년 10∼12월에 비해 10∼15% 줄일 예정이다. 니콘은 반도체 제조장치인 스텝퍼의 2001년도 판매 목표를 당초보다 100만대 적은 450대 정도로 하향 조정했다. 도쿄일렉트론은 한국과 대만 제조업체 등으로부터 반도체 제조장비 계약취소가 1∼3월에만 200억엔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V기기에서는 파이어니어가 DVD플레이어의 감산에 들어갔다. 아이와도 일본의 이와테현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3개 공장에서 오디오 제품의 감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올림퍼스광학공업이 미국시장 판매 둔화에 대응해 당초 올 1월부터 월간 30만대로 예정한 생산을 20만대로 줄였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연간 생산목표도 500만대에서 400만대로 하향 조정됐다. 소니도 2000회계연도 300만대로 예정했던 생산목표를 270만대로 축소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