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사진산업」왜 떠오르나

조만간 국내에도 「디지털사진」을 테마로 한 새로운 거대 사업군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사진서비스의 대거 등장으로 디지털사진의 인화를 비롯한 각종 부가상품과 서비스 개발의 길이 열리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물류·유통·서비스·금융 등 각 분야의 크고 작은 온오프라인 기업들이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본격 가세하거나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사진 관련시장의 확대와 맞물려 각 분야의 기업이 디지털사진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된 「디지털사진산업군」의 형성을 예고하고 있다.

◇시너지효과 기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개발제조업체, 온라인 사진서비스 등 인터넷서비스업체를 비롯해 유통·물류·금융 등 전 산업군에서 디지털사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기업군이 총망라된 디지털사진 산업이 형성되면 서로간의 전략적 제휴와 협조를 통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의 경우 인터넷 포털업체나 쇼핑몰과 손잡고 카메라의 온라인 판매를 통한 유통망 다각화를 이루었으며 온라인 사진서비스 업체들로부터 사진인화 쿠퐁을 공급받아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등 상부상조하고 있다.

온라인 사진서비스 업체들은 사진의 배송을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존의 오프라인 현상소를 포함해 편의점과 지하철 미니숍 및 다양한 물류업체들과 손잡고 있으며 일부는 휴대폰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사진데이터의 무선 콘텐츠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또 대기업이나 인터넷 포털은 사진편집·앨범저장·커뮤니티관리 기능을 갖춘 온라인 사진서비스를 솔루션 형태로 구매해 자사 고객 대상으로 디지털사진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있으며 SK의 경우 디지털인화 장비를 구입해 직접 사진인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온라인 사진장비업계는 인터넷 사진서비스 업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사 장비의 성능을 전국에 홍보할 수 있으며 공급 업체간 경쟁으로 장비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일반 DP점들은 업체들의 시행착오를 배울 수 있으며 좀더 저렴한 가격에 디지털인화 장비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과열양상 우려=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동시다발로 뛰어들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시장이 제대로 커지기도 전에 혼탁해질 수 있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온라인 사진서비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2월 현재 50여곳으로까지 늘어났고 상반기에도 십여곳 이상이 추가로 오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업체들은 PC 및 인터넷 사용자들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연예인·풍경·예술작품·만화·영화포스터 등 각종 디지털사진 데이터를 어떤 형태로든 이용하고 있으며 이를 출력하려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들어 디지털사진인화 시장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지털사진을 PC에서 사용하고 있다 해도 이를 온라인 사진서비스에 업로드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쉽지 않은 작업이며 인화서비스의 수준도 소비자들이 만족하기에는 아직 모자란다』며 『아직까지는 인프라 구축 및 투자단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사진서비스업체들 대부분이 2억원대의 장비를 구입하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서비스 관리 등의 인력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사용자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장밋빛 전망」만 믿고 과도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증이다.

◇업계 자율노력 절실=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시장혼탁과 중복투자로 인한 손실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사진 산업에 뛰어든 업체들을 모두 망라하는 연합모임의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추세다.

즉 업체간 과당경쟁을 피하고 관련업계가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 협조한다면 상생의 길을 쉽게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온라인 사진인화 서비스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한림창투·우리기술투자 등이 이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 업계가 조금만 노력하면 이 시장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워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시장에 새롭게 진출을 모색중인 업체들은 천편일률적인 인화서비스로 경쟁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수익사업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