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부품소재 집중육성 배경

올해부터 매년 50개 핵심 부품소재를 선정, 이를 집중 육성해 2011년에는 한국을 세계적인 핵심부품소재 공급기지로 만든다는 산자부의 복안은 반도체 등 핵심부품 및 소재산업의 수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실정을 감안, 이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국내산업의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부터 비롯됐다.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높은 수출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브라운관·디스플레이 등 특정품목 의존율이 심각한 실정이다. 더욱이 IMT2000 등 정보통신·컴퓨터 등 첨단산업 부품소재의 높은 해외의존도는 국내 산업 고도화와 무역흑자 기조정착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핵심 부품소재의 다양화는 국내 전체산업의 발전과 경제의 안정에 필수적이다.

정부는 이처럼 절실한 필요성을 파악하고 「부품소재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이미 제정, 산자·과기·정통 등 관계부처의 기술개발 가용재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산자부는 특별법의 시행령을 다음주 국무회의에 제출할 예정으로 특별법은 늦어도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가 핵심부품소재의 집중 육성 정책은 곧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미=이번 핵심부품소재의 집중 육성 정책은 그동안 전형적인 국산화 정책과는 근본적으로 개념이 다르다.

이번 정책의 목표가 한국을 세계적인 부품소재 공급기지로 만들겠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수입대체 위주에서 수출주도의 정책으로 근본개념이 전환됐다.

부품소재산업을 수출주도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목적에는 조립산업이 중심인 국내 산업체질을 부품소재산업으로 환골탈태시킨다는 또 다른 의미심장한 의도도 숨어 있다.

산자부는 이번 정책을 실시하면서 분산·배분을 중시했던 자금 지원방식도 선택적 집중방식으로 바꾸고 사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자금 융자도 원천기술개발에 자금을 출연하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기업 육성에만 매달려온 태도를 버리고 국내기업 육성은 물론 외국인 투자유치도 그에 못지 않게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한마디로 국내 산업육성정책의 180도 전환을 의미한다.

◇선정대상 품목은 무엇=집중육성 대상으로는 전기·전자·자동차·기계·금속·화학·섬유 등 7대 주력업종의 핵심부품소재로 이중에서도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나노기술(NT)·환경기술(ET) 등 소위 4T에 해당하는 품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례로 전자부품의 경우 차세대평판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완전컬러 유기EL·액정디스플레이·프런트라이트 등 5개 과제가 업그레이드 품목으로, IMT2000용 핵심부품·원칩·이동통신모듈 등 8개 과제 및 광증폭기·광홈네트워크용 모듈 등 6개 과제, VoIP 프로세서·VoDSL칩세트 등 인터넷 및 정보가전부품 9개 과제가 전략적 개발품목으로 선정됐다.

또한 외국인 투자유치 대상품목으로는 유기EL과 광통신부품이 선정돼 일본과 미국 등지로부터 직접투자를 유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게 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