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나는 소액 주식투자가여서 요즘 기업들의 주주총회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슈로 떠오른 것 중 하나는 소액주주 운동이다. 이런 가운데 소액주주운동을 둘러싼 재계와 시민단체간 공방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달초 경제 5단체는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9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회사쪽과 소액주주운동을 하는 참여연대 간에 설전과 표대결 등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제 단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소액주주운동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주주 이익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잘못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경제 단체들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제 단체들이 발표한 선언문은 소액주주운동을 압박하기 위해 재계가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다.

경제 단체들은 소액주주운동이 경영권을 침해하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없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운동이 잘못된 경영권 행사와 기업가 정신을 문제삼긴 했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나는 경제 단체들의 이같은 비판과는 달리 소액주주운동이 우리나라 경제를 선진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예컨대 기업의 불투명성과 총수 1인 지배체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함으로써 기업의 투명성, 책임성, 전문성을 유도하고 있다. 더군다나 재계가 소액주주운동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어느 특정 기업에 자금을 출자한 사람이 그 기업의 경영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는 주주들이 여러가지 제도적 문제 때문에 관심을 소홀히 해서 지배주주의 전횡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발생한 측면이 많다.

주주들이 지배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고자 합심하는 것은 경영 간섭이 아니라 주주들의 기본권리이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

따라서 소액주주운동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의 룰이 지켜져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재계와 경제 단체들은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딴지를 걸지 말고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김준한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