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신서비스 산업계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미 자산운용 회사인 선포드C번스타인의 조사 자료를 인용, 2000년 말 현재 미 주요 41개 통신사업자 전체로 이자를 물어야 하는 부채액이 2000년 현재 3100억달러로 95년의 4배로 늘었고 매출액에서 차지 비율도 95년의 37%에서 91%로 높아져 「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AT&T·벨사우스 등 장거리 및 지역전화 사업자들은 일부 자산을 매각하거나 설비투자를 줄이는 등 부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시장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미 경기가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새로운 투자자가 나올 가능성도 적어 「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하고 「부진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 정보기술(IT) 산업 중 통신이 가장 심각한 증상(중증)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통신서비스 업계가 이처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채를 안게 된 것은 업계 전체로 지난 3년간의 2700억달러에 달하는 과잉 설비투자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3년간의 대규모 투자로 미 전국 규모의 장거리 인프라를 갖추게 된 업체는 이전의 3사에서 15개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비슷한 유럽의 설비투자액은 1300만달러로 절반 정도다.
또 경쟁 격화에 따른 요금 인하가 가속화, 매출액의 신장률이 99년을 정점으로 감소로 돌아섬으로써 통신사업자들은 부채만이 늘어나는 경영 구조를 갖게 된 것으로 지적된다.
AT&T는 산하 케이블(CA)TV 사업의 부분 매각을 추진, 부채를 줄이고 있는데, 2월 말 합계로 130만 가구분을 차터커뮤니케이션스 등 2개사에 매각키로 결정했고 지금도 세번째 매각 대상 업체를 물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네트워크 접속 사업자인 PSI넷도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객시스템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산하 기업을 3억달러에 투자가 그룹에 매각할 예정이다.
설비투자 삭감으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는데, 지역전화 사업자인 벨사우스는 올 설비투자를 지난해의 62억달러에서 57억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신흥 장거리전화 사업자인 레벨3커뮤니케이션스도 지난해 59억달러였던 설비투자액을 올해는 34억달러로 삭감했다.
이밖에도 통신서비스 중에서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통신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막혀 정리에 들어간 기업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