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고속 무선 LAN 표준안 「하이퍼랜2」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조용수 교수

78∼84년 중앙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85∼87년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

87∼91년 텍사스주립대학교 박사

92년∼현재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부교수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사무실·공항·캠퍼스·철도역·병원·호텔 등에서 노트북컴퓨터 또는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사용,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무선 랜(LAN)과 관련한 기술개발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광대역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의 망 구성을 위해 유럽의 표준화기구(ETSI)는 지난해 4월에 5㎓대에서 6∼54Mbps의 전송속도를 갖는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 방식의 고속 무선 랜의 표준안으로 「하이퍼랜2」를 최종 확정했다. 하이퍼랜2는 기존의 이더넷 기반의 지역망뿐만 아니라 IMT2000(UMTS)망, 비동기전송모드(ATM)망, IP망 등의 이동 단말과 유선 광대역망과 같은 공중망의 연동 지원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4세대 혹은 3세대 이후의 무선 통신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2Mbps 이상의 고속 인터넷과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적합하다.

고속 무선 랜과 관련된 표준안은 크게 미국 IEEE 802.11a 규격, 유럽 ETSI BRAN(Broadband Radio Access Networks)의 하이퍼랜(HIPERLAN : High Performance Radio LAN) 규격, 일본 MMAC-PC(Multimedia Mobile Access Communication Systems-Promotion Council) 규격으로 분류된다. 이중 IEEE의 표준안에는 △인가없이 사용할 수 있는 ISM(Industrial, Scientific and Medical)밴드의 2.4㎓를 사용하여 2Mbps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존의 802.11 △기존 변복조 기술을 일부 변경하여 전송속도를 11Mbps까지 고속화한 802.11b △ISM밴드의 5㎓대역에서 6∼54Mbps의 전송속도를 갖는 OFDM 방식의 IEEE 802.11a 규격이 있다.

또한 ETSI BRAN 표준안에는 △최대 5㎞내의 가입자를 위한 광대역 고정가입자망(B-WLL)인 하이퍼액세스 △30m 범위의 옥내환경 또는 150m내의 옥외환경을 지원하는 5㎓대의 하이퍼랜2 △하이퍼액세스노드와 하이퍼랜2 간의 초고속(155Mbps) 점대점 연결 링크로 기간망 역할을 하는 하이퍼링크가 있다. 이중 고속 무선 랜에 해당하는 하이퍼랜2는 지난해 4월에 표준안이 완성됐으며 하이퍼액세스와 하이퍼링크에 대한 표준안은 현재 진행중에 있다.

이같이 고속 무선 랜의 표준안인 IEEE 802.11a와 하이퍼랜2에서는 2㎓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파수 대역폭이 넓은 5㎓대의 무선주파수를 사용하고 고속의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고 주파수효율이 높은 OFDM 변복조 방식을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최근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이러한 5㎓대역을 활용, 옥내외에서 여러 광대역 무선 서비스와 이와 관련된 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대의 RF부품 및 칩의 개발이 어렵고 가격이 높아 당초 2004년께쯤 상용화되리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 등에서 잇따른 5㎓대 RF칩의 개발 발표와 가격 인하로 1∼2년 후에는 상용화가 가능하리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차세대 무선통신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국외 선진국의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올해 2월 정보통신부에서 차세대 무선 랜 도입에 대비한 「5㎓대역 무선접속망 연구전담반」을 전파연구소에 산·학·연의 각계 전문가로 구성했다.

이 연구팀에서는 차세대 무선 랜 시스템의 기능과 규격 및 이에 필요한 핵심기술개발과제 도출, 5㎓대역의 전파환경 분석 및 주파수대역 도출 등에 관한 연구를 1여년 간 수행할 예정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약간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동성·휴대성·고속성의 장점으로 차세대 통신시스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5㎓대역의 고속 무선 랜 핵심기술을 정부 주도로 개발해 초고속 무선인터넷 시대를 준비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과 무선통신에 대한 국내의 높은 열기와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련된 ADSL모뎀, 이동통신단말기 등의 핵심기술을 거의 모두 외국에서 수입함으로써 막대한 로열티 지불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하이퍼랜2 표준안>

하이퍼랜2 망은 일반적으로 많은 액세스포인트로 구성되어 있다. 단말기는 망내에서 가장 좋은 무선링크를 갖는 액세스포인트와 연결된다. 이때 단말기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무선링크의 성능이 저하될 경우에는 핸드오버를 사용하여 다른 액세스포인트로 연결된다. 하이퍼랜2의 프로토콜 기준 모델을 액세스포인트의 관점에서 보면 수렴계층, 데이터링크제어계층, 물리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데이터링크제어계층은 매체접근제어, 오류제어, 무선링크제어 부계층으로 이루어진다.

수렴계층은 코어 네트워크를 하이퍼랜2의 데이터링크제어계층과 연결시키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수렴계층은 크게 이더넷, IP, PPP, IEEE 1394와 같은 패킷기반과 ATM과 IMT2000(UMTS)과 같은 셀기반으로 구분된다. 패킷기반의 수렴계층은 공통부와 서비스 응용 부계층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고정망에 쉽게 적용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구조로 인해 하이퍼랜2의 데이터링크제어계층와 물리계층은 고정망과는 독립적으로 표준화되고 구현될 수 있다.

하이퍼랜2의 매체접근제어는 IEEE 802.11의 비연결성 구조인 CSMA/CA와 달리 시분할다중화방식의 연결성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대역폭, 시간지연, 비트오류율 등과 같은 품질보증(QoS) 제공기능이 있다. 이러한 QoS 제공기능 때문에 영상·음성·데이터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다. 매체접근제어 프레임은 동일하게 모두 2㎳의 길이로서 구성되며 6개의 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오류제어 방식으로는 무선링크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택적 재전송 ARQ을 사용한다.

무선링크제어 부계층은 단말기에 매체접근제어 ID를 할당하여 해당 액세스포인트에 소속시키는 주요 기능 이외에 암호키 교환을 통한 인증 및 암호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액세스포인트와 단말기사이의 무선채널의 상황을 조사하여 최적의 무선 주파수를 자동으로 선택하는 기능과 신호대 잡음비에서 가장 우수한 무선링크인 액세스포인트를 단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밖에 단말기의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한 절전 기능, 현 무선링크에 적합한 전력을 송신하기 위한 송신전력제어 기능이 있다.

하이퍼랜2의 물리계층은 5㎓대에서 OFDM방식을 사용하여 6∼54 Mbps의 가변 전송율을 제공한다. OFDM 방식은 주파수 이용효율이 높은 다중반송파 방식으로 고속의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여 최근 고속 데이터 전송이 요구되는 여러 유무선 모뎀의 표준안으로 채택됐다. 전체 64개의 부반송파 중 4개는 파일럿톤, 48개는 데이터 전송, 나머지는 보호대역으로 사용되고 데이터는 BPSK/QPSK/16-QAM/64-QAM로 변조되어 각 부반송파에 실린다. 부호율 1/2, 9/16, 2/3, 3/4을 갖는 컨벌루셔널 부호기와 함께 사용되어 채널 상황에 따라 6, 9, 12, 18, 27, 36, 54Mbpss의 가변 전송율을 갖는다.



IEEE 802.11과 하이퍼랜2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매체접근제어계층에 있다. IEEE 802.11에서는 CSMA/CA를 사용하는 반면, 하이퍼랜2에서는 무선 ATM에 기반을 둔 중앙집중방식의 동적예약식 시분할다중화방식을 사용하여 ATM 및 IP 네트워크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QoS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이퍼랜2에서는 이동 단말과 유선 광대역망과 연동하여 사용할 계획이나 IEEE 802.11은 이더넷 기반의 네트워크에 한정되어 있다. IEEE 802.11a와 하이퍼랜2의 물리계층은 5㎓대에서 동일한 OFDM 방식을 채택해 6∼54Mbps까지의 데이터를 전송하나 초기동기를 위해 사용되는 버스트 프리앰블과 전송율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는 하이퍼랜2 글로벌 포럼을 1999년 9월에 발족하여 전세계적으로 하이퍼랜2를 5㎓대 광대역 무선 액세스의 표준이 되도록 추진중이다. 미국에서는 이에 대응하여 IEEE 802.11a의 물리계층과 QoS를 고려한 IEEE 802.11e 매체접근제어를 사용하여 보다 넓은 지역에서 고속의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는 IEEE 802.16을 제안했으며 이를 광대역 무선 액세스의 솔루션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IEEE 802.11a와 하이퍼랜2의 차이점을 해소하기 위해 2000년 3월 OFDM 포럼이 구성됐으며 이 포럼에서는 상호 호환성있는 고속 무선 랜의 단일 표준안을 만들기 위하여 현재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