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업계, 품질 향상이 생존 지름길

인터넷전화업계가 서비스 유료화 및 사업대중화의 근본 요구로 제기돼온 통화품질 향상 및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시스템 구축 및 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서며 때아닌 경쟁열기를 내뿜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롬기술·앳폰텔레콤·애니유저넷 등 인터넷전화업체들은 웹 또는 단말기 전화서비스를 가릴 것 없이 최근 네트워크 정비 등 시스템 보강을 일제히 추진하면서 통화품질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나섰다.

이는 별정통신이나 기간통신이 이미 통화료를 내릴 대로 내린 상태에서 그에 대항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전화의 저품질 이미지 쇄신은 물론 획기적 통화품질 보장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활적인 이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롬기술(대표 오상수)은 당장 4월 초 유료서비스를 앞두고 통화품질문제를 발등의 불로 느끼고 있다. 하나로통신에서 사용하는 게이트웨이 장비 외에 새로운 물량을 이미 미국 시스코로부터 들여와 자체 망에 붙여 통화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별정통신사업을 병행하기기 때문에 자체적인 음성데이터통합(VoIP) 망의 구축도 필요했겠지만 유료화에 걸맞는 품질 확보가 우선 과제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유료 다이얼패드의 서비스 방식도 바뀐다. 프로그램을 다운받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광고를 없앰으로써 그만큼의 품질 개선 여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전화국사업자 앳폰텔레콤(대표 전국제)도 최근 세계적인 VoIP 솔루션을 가진 한국HP와 인터넷폰시스템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범 때부터 HP가 참여해 특별한 관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통화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 조치가 필요했던 것을 반증한다.

특히 HP라는 브랜드를 서비스 품질 이면에 확보함으로써 이용자에게 인지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한국통신하이텔과는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단일요금 및 유선 품질의 전화서비스 제공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차원의 접근과 함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품질 극복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애니유저넷(대표 송용호)은 최근 아주대 정보통신전문대학원과 인터넷전화 기술 개발 및 표준화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고 수년째 진행돼온 인터넷전화 통화품질 개선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4월 2일부터 상용화에 들어가는 자사 인터넷전화서비스에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최대한 적용함으로써 인터넷전화 통화품질 경쟁을 선도해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통화품질 경쟁을 업계 내부는 물론 앞으로 인터넷전화의 사용을 계획하고 있는 이용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업용 통신시장의 수요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만큼 인터넷전화의 통화품질 향상은 사업 확대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서비스 제공보다는 완벽한 통화품질이 궁극적으로는 이용자를 불러모으는 가장 힘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