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25)

새로운 모험<25>

『상대방이 돈을 쓰지 않는다면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쓰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돈을 쓰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돈을 쓰고 있습니까?』

『내가 출마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내가 했던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에는 평소 냉담하고 명절 때나 형식적으로 자선사업에 기웃거리던 자가 이번에는 막대한 기부 행위를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소속 기업체를 통해서 자선 기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선거법 위반에 걸리지 않기 위해 그의 이름으로는 하지 않지만, 그가 실제 사주인 기업체의 이름으로 하지요. 그가 그 회사의 사주라는 것은 다 알려져 있으니 결국 그가 선심을 베푸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요. 이러한 짓은 내가 그 동안 해 왔던 일을 희석시키는 일입니다.』

『얼마를 지원해 드리면 상대방 돈 바람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하하, 상대방이 얼마나 풀지 모르지요. 그러나, 의원 선거 한번 제대로 치르려면 사 오십억은 있어야 한다는데, 나는 그 십분의 일도 없으니.』

『많이는 지원해 드릴 수 없습니다. 25억원을 드리지요.』

그는 말을 못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액수를 제시한 것에 놀라는 듯했다. 지원을 받는다면 삼사억원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시침을 떼고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물었다.

『당에서 지원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당에서는 돈이 없습니다. 제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주식을 판 돈이 있어서 그것을 빌려드리는 것입니다. 못 갚아도 일단 빌려드리는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지요?』

『물론이지요. 훗날 갚아드려야지요.』

그는 음모하듯이 빙긋 웃었다. 그의 웃음이 무척 비굴하고 음험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의 웃음이 비굴하고 음모하는 표정을 짓는다고 어떻게 비난할 수 있을까. 나 역시 그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공모자였다.

『언제 지원해 주실 수 있습니까? 공천을 받은 후입니까?』

그가 다시 물었다.

『돈은 지금부터 필요하겠지요?』

『물론입니다.』

『지금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