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배 이상 확대된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이 신장률은 낮아졌지만 올해도 전년비 1.5배에 가까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관련 제조업체들은 생산 규모를 더욱 늘리고 제품군도 보강하는 등 사업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전파신문」에 따르면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은 지난해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휴대폰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99년 대비 2.3배나 되는 106억달러로 팽창했다. 이 시장은 휴대폰 시장 성장세 둔화예상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작년 대비 40% 증가의 높은 신장률을 보여 148억달러 규모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플래시메모리가 올해도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은 휴대폰 수요가 올해 당초 전망치(5억대)를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단말기 한 대당 내장하는 메모리 용량이 급격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CDR, HDD, 프린터 등 PC주변기기를 비롯해 세트톱박스(STB)·디지털TV의 디지털가전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시장 확대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새로 부상하는 디지털가전용 시장 등의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기 위한 제품군을 늘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후지쯔는 16M 환산으로 현재 1800만개 정도인 월간 생산력을 올해 말까지 4300만개로, 내년 말까지는 1억개로 약 5.5배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플래시메모리가 공급 부족 상태에 있어 풀가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하고 『증산을 위해 현재 아이즈와카마쓰에 건설중인 신공장도 7월부터 풀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후지쯔는 용량, 전원전압, 작동모드, 패키지 등 용도에 따라 1000 종류 정도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내년 용도별 매출 비율은 휴대폰용이 50%, PDA·STB·카내비게이션용이 각 10%, 프린터가 5% 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텍사스의 새 공장을 가동한 미 아트메일은 32M 환산으로 연간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2억4800만개, 내년에는 7억4800만개, 2003년에는 13억3000만개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이 회사의 용도별 매출 구성은 휴대폰용이 50∼60%, CDR/RW·HDD 등 스토리지용이 20%, 디지털가전용이 10∼15%로 돼 있다.
일본 도시바는 데이터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의 월간 생산능력(64M 환산)을 지난해 가을의 950만개에서 최근 1100만개로 늘렸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말부터 프로그램 저장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NOR형 플래시메모리 32M와 64M 제품의 양산에 착수했는데, 현재 월간 생산규모는 500만개(16M 환산)에 이른다.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STB와 디지털TV용 16M 제품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샤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M 환산 월 1300만개인 생산체제를 내년 3월 말까지 월 3900만개로 확대하는 한편 올해중 64M 제품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휴대폰용에 생산을 집중하고 있는데, 디지털가전용 제품의 생산도 추진할 방침이다.
미쓰비시전기는 16M 환산 1000만개인 월간 생산능력을 내년 3월 말까지 2500만개로 늘리는 한편 첨단 대용량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인텔은 올해 휴대폰용을 중심으로 생산 규모를 2배 정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휴대폰용 비율은 45%에서 6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NEC의 경우 32M 제품의 월산 규모를 150만개에서 25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