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광부품산업

◆하나기술 김도열 사장 hanadyk@untel.co.kr

올들어 국내 산업계의 새로운 유망 아이템으로 광부품산업이 뜨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의 급속한 성장과 네티즌들의 더 빠른 전송속도 요구에 힘입어 전세계에 고속 광정보망은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상황이다.

현재 세계 광 관련 부품시장은 전형적인 공급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

손가락에 꼽을 만한 일부 선두업체들이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해 세계 광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광산업에 뛰어드는 벤처기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흔히들 국내 광산업의 역사가 일천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광 관련 연구는 세계 광 연구가 막 시작되던 지난 70년대 초까지 거슬러올라가 기초기술이 결코 빈약하지는 않다.

그 당시부터 광시장의 도래를 기다리며 광 관련 회사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기초연구를 지속해왔으나 상업화가 계속 지연되면서 광 관련 연구는 한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해 사업포기 위기에까지 직면했다.

그러다가 불과 2∼3년 전부터 인터넷 붐을 타고 광정보통신 부품을 필두로 광시장의 가시적 성장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꾸준히 기술을 쌓아온 해외 광 관련 기업들은 실로 오랫동안 투자해온 연구의 결실을 만끽하게 됐다.

안타까운 점은 광 연구를 도중에 중단하거나 사세가 위축된 국내 광 관련 기업들이 2년 정도만 일찍 광사업화에 적극 나섰다면 지금쯤 급성장하는 광산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단계에 진입했을 것이다.

다행히도 적절한 시기에 광산업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의 지원대책이 시작돼 국내 광모듈 생산기반이 착실히 구축됐으며 광산업의 국가 비교우위 확보를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21세기 첨단산업으로 기대되는 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얼마 전 광주지역에 착공된 광산업 집적화단지 등으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여서 광 관련 업체 종사자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재 광산업의 기술적 흐름은 이론적인 연구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정밀조립 생산기술의 접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장치산업에 강한 우리나라 경제가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망 아이템이라고 여겨진다.

필자의 견해로는 지금까지 수동조립에 의존해온 광 관련 부품 제조공정을 로봇 기반의 자동화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국내 광산업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고 본다.

그러나 광산업은 협소한 내수시장의 특성상 마케팅을 해외에 집중해야 하는 점, 해외 경쟁사들의 규모가 커져 점차 대형 연구비가 필요한 점, 초기시장 진입시 원가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점 등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최근 신규 창업하는 광 전문회사들의 경우 광 관련 산업에 대해 생소함을 가지고 있는 국내 투자회사들이 적극 투자에 임하지 않아 제품 개발 및 상품화에 대한 투자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산업은 정보사회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필수적이며 21세기 초반에 걸쳐 고도성장이 예상되는 아이템이다.

더구나 경쟁력 있는 수출 아이템이 부족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데 훌륭한 대안인 광산업에 대해 일반 인식이 다소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현상이다.

일부 선두기업이 세계 광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쳐다보는 국내 광 관련 기업에 좀더 힘을 주는 방안은 없을까.

현재 국내에는 광부품 전문가 수가 터무니없이 모자라 자금력과 의지를 갖춘 기업체들도 광제품 개발에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광전문가를 매년 대량육성하는 대책과 광 관련 산업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과 지원이 절실한 때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