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외국대학 e교육 열풍

◆정인성 이화여대 멀티미디어교육원장 isjung@ewha.ac.kr

e-러닝(learning)의 대표적인 형태인 사이버교육 열풍이 대학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사이버교육에 대해 차가운 반응을 보여 왔던 대학들조차 그 태도와 정책을 바꿀 정도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은 사이버교육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우선 가장 큰 변화는 해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교육이다.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은 대학내 비영리 조직인 「카네기 공학 교육」센터와 인도의 한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 9월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자격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인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대학의 사이버강좌에 등록하는 인도 학생들은 내용의 90%를 사이버상에서 공부한 후, 인도내 90여개 컴퓨터센터에서 프로그래밍 실습을 한다. 인도 학생 대상의 프로그래밍 기술자격 과정은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미국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내용의 10개 강좌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 여러 대학이 협력해 직장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사이버 MBA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2000년 가을에 만들어진 버지니아 대학, 미시간 대학, UC 버클리 대학의 세 경영학부 공동의 사이버 MBA 과정이다.

이 세 대학은 각각의 MBA 과정중 가장 경쟁력있는 강좌를 골라 공동 사이버 MBA 과정으로 구성했다.

셋째, 사이버교육을 통해 영리 추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립 명문으로 유명한 코넬 대학은 오랫동안 실시해 온 원격교육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교육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사이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e-코넬(Cornell)을 설립키로 했다.

콜럼비아 대학은 미국 필름센터, 영국 도서관,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사, 런던 자연사 박물관, 뉴욕 공립 도서관, 런던 과학 박물관, 시카고 대학 등 13개 기관들과 협력하여 패덤(Fathom)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각종 텍스트·음성·영상 자료 및 온라인 강좌들을 웹에서 제공한다.

넷째, 그동안 무관심하던 최고 명문대학의 사이버교육이다.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인 프린스턴·스탠퍼드·예일 대학이 영국의 옥스퍼드와 협력하여 원격교육 벤처계획을 지난 가을 발표한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다.

이들 명문대학들은 서로 협력하여 졸업생·재학생 및 그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기로 하고 온라인 과정을 개발·운영하는 벤처를 세우기로 합의하면서 각각 300만달러의 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하버드 대학은 올해 초에 하버드 대학만의 벤처인 「하버드를 가정에(Harvard at Home)」라는 조직을 만들어 단기 모듈 형식으로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 강좌는 교수와의 질의 응답 등 상호작용 기능은 없고 단지 일방적 웹 자료와 동영상 비디오 자료로 이루어진다. 이제는 하버드도 그 대학만의 독특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사이버 강좌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다섯째, 국가 차원에서 명문 대학의 사이버교육을 지원하는 경향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우수 대학의 협력체인 e-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벤처 설립을 지원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는 미국 중심의 세계 고등교육시장에서 영국이 우수한 사이버교육 과정을 통해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며, 이 발표 이후에 유럽 여러 나라 정부와 기업에서 사이버교육 지원 프로젝트들이 증가되었다.

이러한 경향들이 심화되면서 고등교육시장은 사이버교육을 통해 개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사이버교육이 대학 교육의 주요한 형태로 발달하고 있으나, 점차 적극적이 되고 있는 해외 명문대학들과 사이버교육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