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파수공용통신(TRS)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다수 업체에 의한 시장경쟁체제가 사실상 마감되고 1위 업체인 한국통신파워텔이 단독지배사업자로 빠르게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26일 한국통신파워텔(대표 이기주)은 서울TRS(대표 조원식)와 TRS시장 공동마케팅을 위한 제휴협정을 맺고 향후 가입자 유치 및 서비스 운용 전반에서 긴밀히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TRS 시장구도는 외견상 한국통신파워텔을 비롯한 1개 전국사업자, 5개 지역사업자로 구분된 듯하지만 내용적으로 사업다운 사업을 하는 업체는 한곳도 빠짐없이 한국통신파워텔의 주위로 뭉쳐진 양상을 이루게 됐다.
◇지배적 위상 굳히기=부산·경남지역 사업자인 세방텔레콤과 제주지역 제주TRS가 수개월째 가입자 증감 없이 사실상의 휴업상태인 점과 함께 전국사업자인 아남텔레콤도 모 글로벌통신사업자와의 투자협상이 벽에 부딪히면서 손을 놓다시피 한 상태다. 특히 이번 서울TRS의 한국통신파워텔측 합류는 아남텔레콤, 서울TRS, 세방텔레콤, 제주TRS 등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호핑(FHMA)방식 TRS서비스의 용도폐기를 예고하는 선언적 사안이다.
한국통신파워텔은 이미 지난해 대구TRS의 본체인 대성그룹의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대구TRS를 같은 사업틀에 묶었고 그 이전엔 강원텔레콤(현 파워텔TRS)을 자사 품으로 끌어들여 서비스 방식조차 FHMA에서 아이덴 방식으로 변경시켰다. 또 최근에는 광주·전남지역 서비스를 위해 드림파워텔을 설립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 2월말 현재 국내 전체 TRS가입자 12만5185명 중 한국통신파워텔은 10만9156명을 독식했으며 여기에 파워텔TRS와 대구TRS 가입자 3800여명을 합치고, 앞으로 서울TRS의 6000여명에 육박하는 가입자까지 한바구니에 담는다면 전체라고 보아도 무방한 수치가 된다.
◇서비스 방식 단일화, 협력 가속=이전부터 지오텍 FHMA방식 TRS서비스의 제한성은 결정적인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다. 특히 원천개발업체 지오텍이 도산하면서 업그레이드 자체가 중단됐고 차량부착형 단일기종으로는 이동성을 중시하는 현재의 통신서비스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없었다.
한국통신파워텔은 현재 모토로라의 아이덴 기종을 이용해 휴대형 이동전화, 데이터통신, 무전기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TRS시장은 중대한 변수가 없는 한 이같은 멀티서비스 방향으로 대세가 굳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파워텔과 한 집안이라 할 수 있는 파워텔TRS, 드림파워텔을 제외한 서울TRS, 대구TRS의 협력진영에서도 방식전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또 각각의 특성에 맞는 시장마케팅, 특수영업에서의 협력수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비스 안정화, 시장확대가 과제=한국통신파워텔이 외형상으로 가진 지배력을 사업속에서 확고히 하고 이동전화 틈새의 기업용 통신수단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서비스 안정화, 시장확대가 여전히 절대적인 과제다. 이 업체는 올 상반기안에 100억원을 투자해 부산·경남지역과 서울·수도권지역의 커버리지 확대와 서비스 안정화를 집중 추진할 예정이다.
또 기업통신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수요자를 발굴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수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미국 넥스텔인터내셔널과의 투자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함으로써 안정적 성장을 위해 한 계단 더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