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월드] ASP 알고 써야 ’보약’

롤프 제스터(가트너 아태지역 IT서비스 시장 담당이사)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업(ASP)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다소 식은 듯하지만 여전히 ASP 숫자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가트너가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의 수요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정보담당임원(CIO)들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조달을 위해 ASP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는 오는 2005년까지 아시아 기업의 30%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중 25%를 ASP로부터 공급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ASP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차원보다는 비즈니스라는 관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ASP를 이용하는 것이 독자적인 전산 자원을 확보했을 때에 비해 기술적으로 다소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이는 비즈니스상의 이점으로 충분히 상쇄할 만한 사소한 것이다. 비즈니스상의 이점을 예로 들자면 최소한의 선행 투자로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히 확보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서비스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점 등이다.

ASP 모델은 신규사업에 신속히 착수하려는 기업이나 자사의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 막대한 자본투자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전세계적으로 출시하려는 업체들에 매력적인 모델이다.

특히 아래의 네 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ASP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직원들이 보다 핵심적인 업무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전자우편과 같은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경우 △급료 지불과 같은 표준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히 확보하고자 하는 경우 △고객관계관리(CRM)와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시험적으로 구축하려는 경우 △적절한 ASP가 존재하는 업종별 시장에서 수익성 있는 핵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등이다.

가장 중요한 ASP 선정 기준은 신뢰성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오늘날 검토중인 ASP가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밖에 선정작업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으로는 ASP의 재무 건전성·인프라·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식과 다양성, 고객의 업종에 대한 전문지식, 서비스 성숙도, 제휴업체, 비용, 맞춤서비스 제공 능력, 과거 서비스 제공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일단 업체를 택했다면 실행 가능한 서비스수준협약(SLA)이 마련돼야 한다. 또 규정된 핵심업무용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지정된 기간에 규정된 비율의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는지 체크해야 하고 트랜잭션에 대한 적절한 응답시간을 규정해야 한다.

다른 아웃소싱과 마찬가지로 서비스 수준의 평가와 보고를 위한 실무 절차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에 따른 비용은 사용자와 벤더 양측의 예상에 반영돼야 하며 협약에는 수정조치 계획과 실효성 있는 위약금 및 보상조항이 포함돼야 한다.

대형 계약에서 서명이 이뤄질 때쯤 사업 목표가 변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세부내용을 검토하고 개정하기 위한 실무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모든 계약에는 우호적이든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든 끝이 있게 마련이며 많은 ASP들은 실패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사내 조달이나 다른 ASP로 이전하는 데 따른 모든 절차와 비용을 파악해 둬야 한다.

누가 데이터를 소유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에 액세스할 것인가.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정의 데이터는 누가 소유하는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는 누가 소유하며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버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모든 것들이 협상 및 계약의 일반적인 부분에 포함돼야 한다.

ASP 모델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들이 ASP를 업무에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으며 계약협상을 원만히 추진하고 자사의 ASP 계약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