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PC시장 성장률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컴퓨터업체들이 부진한 PC수요를 부추기기 위해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어 금액면으로도 전체 PC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발표된 마이크론의 PC사업 매각을 신호탄으로 주요 PC업체들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http://www.wsj.com)에 따르면 대리점 없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PC 판매업체인 델컴퓨터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자사의 데스크톱과 노트북 가격을 30∼35%나 인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자사 PC를 사는 고객에게 무료인터넷 접속, 무료 프린터 제공, 무료배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델의 가격 인하폭은 IBM, 휴렛패커드, 컴팩 등의 평균 20%보다 10%포인트 이상 큰 것이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컴팩은 추가 가격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가격 인하 여유를 더 갖기 위해 사업부서를 통폐합하고 7000명의 종업원을 감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컴퓨터 가격은 반도체 등 부품 가격의 하락으로 빈번이 낮춰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PC 시장도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다. 따라서 수요 자극 방법으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저가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의 가정용 PC 판매량은 지난달 24%나 떨어지면서 연속 3개월간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컴퓨터 중에서 인기품목인 기업용 컴퓨터인 서버도 잘 안팔리고 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PC시장 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작년의 14.7%보다 4%포인트 낮은 10.7%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표참조
이에 따라 올해 실제 컴퓨터 총 생산량은 2.2%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 총 매출은 오히려 6%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컴퓨터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낮아진 적이 없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컴팩의 1·4분기 PC 판매액이 2%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이 회사 매출은 올해 지난해보다 5%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컴팩은 물론 미국 업체 중 어느 한 곳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수요감소현상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지역에 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세계시장 전체가 장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도 높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