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IT수출 「물밑작업」 발표 의미

그동안 국내 정보기술(IT)업계와 관련 정부기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IT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사전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국내 IT의 중동시장 진출이 가시권에 접어들었음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전자신문사 단독으로 입수한 이번 신양통신의 중동 프로젝트 현황 자료에는 국방부, 경찰청, 서울시 등 정부기관과 국내 IT업계가 중동 IT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사전 영업활동과 프로젝트 내역, 그리고 사업 수주 가능성 및 기대효과 등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 공개했나=신양통신 최인호 사장은 『신양통신이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서 활동한 영업활동을 벌인 결과, 국내 업계의 중동 IT프로젝트 참여가 어느 정도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사장은 『최근 국내에서 유포되고 있는 중동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중동 정부 관계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되면서 원활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내부적인 영업자료를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신양통신은 중동 IT프로젝트에 대한 내부 영업자료를 제출하는 대신에 중동지역 시장 개척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국내 업계의 무분별한 중동 IT시장 진출을 사전에 조율해 달라고 정부측에 공식 요청했다.

◇중동사업 진행상황=신양통신 최인호 사장은 사우디텔레콤 통신공사 수주를 위해 현지 시장을 조사하던 중 사우디 국방성과 내무성이 대형 IT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정보를 입수, 한국 국방부와 현지 무관의 협조를 얻어 수주 영업을 진행해 왔다.

사우디 경찰청 통합정보시스템 사업 수주를 위해 신양통신은 솔로몬IT, LGEDS시스템, 유니콘, 코리아케이블넷 등 5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지난해 사우디 경찰청 관계자는 물론 국방부 기획괸리실장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11월 21일)을 실시했다. 특히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 대사가 슐탄 사이디 제2 부수상 겸 국방장관(감사원장 겸직)을 예방했을 때 이 사업 추진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 있었다고 신양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신양통신은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서만 사업에 참가할 수 있는 사우디의 행정 절차에 따라 유니버설코퍼레이션사를 통해 사우디 재무성에 입찰 의향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았다. 현재까지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의 록히드컨소시엄과 호주의 LMT사,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스카이콕 및 프랑스 업체 등 5개사다. 그동안 확인된 외국 경쟁 업체의 시스템 기술 수준과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미국 록히드컨소시엄이 가장 강력한 경쟁 대상이라는 것이 국내 참여 업체의 분석이다.

◇향후 전망=오는 5∼6월경에 발주될 사우디 경찰청 통합정보시스템의 컨설팅사업을 우리나라가 수주할 경우 걸프 6개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방정보화 프로젝트(32억달러)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신양측은 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참여 업체들은 사우디 경찰청 통합정보시스템에 대한 컨설팅사업을 수주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신양통신으로부터 중동지역 영업정보를 넘겨받은 정통부도 오는 4월에 계획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집트지역 IT홍보사절단 파견시 국내 업체가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중동 현지에서 접촉할 기관 및 인물에 대해서도 관련 업계와 사전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삼성SDS 등 다른 국내 SI업체들도 중동지역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국방정보화 및 전자정부사업 참여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동 IT시장에 대한 국내 업계의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