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PDA 육성 청사진 발표배경

정보통신부가 성숙기에 접어든 PC산업의 승계산업으로 이른바 「포스트 PC」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포스트 PC중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개인휴대단말기(PDA)산업에 3년동안 1000억원을 투입, 한국을 세계적인 포스트 PC 생산국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배경=전통적인 PC산업은 보급률 포화, 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시장인 미국은 올해 PC 단가인하, 경기둔화 등에 따라 판매대수는 2.2%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은 6% 가까이 감소, PC산업 태동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해 PC수요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PDA시장은 지난 99년 510만대에서 지난해 940만대로 84% 가까이 성장했으며 향후에도 연간 40%의 고성장세를 기록, 오는 2004년에는 340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전환기를 맞아 정보통신부는 기존 PC 중심의 산업구조를 PDA 등 포스트 PC산업 육성정책으로 전환할 필요를 느꼈으며 이번 정책도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PDA는 PC와 마찬가지로 운용체계부터 응용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주변기기 등 관련산업에 파급효과가 적지 않고 메모리, LCD, CDMA 등 국내업체가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해 성장 동력도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다만 국내 PDA제조업체들이 대부분 벤처업체여서 핵심 기술개발이나 해외시장 개척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이 요구됐다.

◇국내 시장현황=국내 PDA제조업체로는 독자운용체계를 개발한 제이텔을 비롯, 세스컴, 싸이버뱅크, 엠플러스텍, 지메이트 등 10여개 업체가 있다. 세계적인 PDA업체인 팜, HP, 컴팩, 카시오페아 등도 국내 시장에 진출,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PDA시장 규모는 대략 7만대 정도. 이중 토종업체인 제이텔이 60∼70% 정도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고수했으며 나머지는 팜사를 비롯한 해외업체들이 시장을 차지했다. 올해는 그보다 2배에서 4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이동통신 기술과 PDA를 접목한 차세대 PDA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무선 인터넷이 본격화되는 2.5세대 이동통신이나 3세대 이동통신분야에서는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PDA를 이용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착수,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다.

◇향후 과제=업계에서는 이번 정보통신부의 PDA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이 사회 전반적인 PDA인식을 제고하는 한편 그동안 자금력 부족 등의 이유로 기술개발이 미진했던 분야의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운용체계 표준화 부문은 예전 한국형 운용체계(KDOS)의 실패 사례에서 보았듯이 고립을 자초할 수 있는 위험도 내포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술적, 시장적 접근이 필요하며 인터페이스나 프로토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 기존에 집배원들에게 공급된 PDA가 의도와는 달리 해외제품인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덤핑을 방지할 수 있는 공정경쟁 기반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가 국내 포스트PC 육성을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며 부처간의 역할에 대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