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인적자원부는 잇따른 반사회적 사이트로 인한 청소년 황폐화 문제로 여론이 들끓자 새학기부터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개학을 맞아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학교 현장엔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강화하라는 지침서만 전달됐을 뿐 학생을 지도할 만한 마땅한 교재조차 없는 실정이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학부모들과 일선 교사들은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내에서조차 교육부의 졸속 발표가 너무 성급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많은 학부모들은 요즘 학생들에게 컴퓨터는 필수품인 만큼 교육당국의 일관성있는 정보소양교육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으며 일선 교사들도 인터넷 윤리교육의 필요성에는 적극 동의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해서는 고민에 빠져 있다.
담당 교사에게 주어진 것은 교육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이 전부이고 심지어 교육안내서마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하라고 하니 얼마나 무책임한 행위인가. 어떻게 공문 하나 내려 보내놓고 교사 개인이 알아서 중요한 정보윤리교육을 실시하게 한단 말인가.
이야말로 탁상행정, 관료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눈에 드러나는 기술활용 교육에만 매달릴 뿐 정작 인터넷을 사용하는 청소년의 마인드 교육에는 소홀함으로써 백년대계인 교육의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역기능과 부작용에 대한 교육당국의 정책부재로 인해 청소년의 가치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요즘의 청소년들은 흡사 200∼300㎞의 속도로 질주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어하는 능력은 전무한 상태나 다름없는 것이다.
새로운 가상사회의 등장과 더불어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인터넷 윤리·문화교육이 학교 현장에서는 당연히 병행돼야 할 것이다.
전문적인 교재와 담당교사의 교육 및 육성, 학습흥미를 자극하는 학습방안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프로그램의 보급이 시급하고 가정에서도 부모들의 인터넷 윤리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1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