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능동적 기업시스템 환경

◆박재현 와이즈프리 대표이사 jhpark@wisefree.com

최근 전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하락 추세와 국내 경제상황을 보면서 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느낀다. 좀 더 냉정히 말하면 더 이상 기업의 장기 경영전략이라는 것 자체가 한마디로 소모적인 일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렇듯 급변하는 기업의 환경변화 속에서 많은 기업들은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중의 하나로 효과적인 기간시스템 구축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물론 국내 기업의 경우 이러한 투자가 미미한 상황이지만 선진, 우량 기업일수록 기간시스템 구축에 대한 투자 비율이 높다.

실례로 나이키의 경우 최근 들어 1억달러 가량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체인시스템을 구축하고 제품생산 주기를 단축시켰다. 이러한 주요 기간 시스템에는 지식관리, 문서관리, 그룹웨어, 데이터웨어하우징, 고객관리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시스템이 포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 반문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러한 기반 시스템들이 기업 내외부에 존재하는 각종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이에 대한 대처능력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대처 능력은 고사하고 상황판단에 대한 근거 자료조차 적절히 생산해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기업의 상황변화에 따른 대처는 경영진들의 몫이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구성원들에게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이렇게 많은 시스템들의 정보를 모든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도 분명 비현실적이라 하겠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현재의 기업 문화와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수동적인 패러다임으로 구성, 운용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수동적 패러다임으로 인해 비록 기간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급변하는 주변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먼저 결론을 말하자면 현재의 수동적 기간 시스템 환경과 활용 문화를 능동적인 환경으로 대처해야 한다. 능동적 환경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들은 항상 동적으로 변동하는 재고와 가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판매시점관리(POS)기반의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험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한다. 이러한 대처 능력에 기업의 사활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을 움직이는 모든 구성원들은 각자의 직무환경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실시간에 전달받고 이를 수집, 분석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자유롭게 수행해야 한다. 또한 위기분석과 대처를 위한 비즈니스 규칙이 수동적 시스템에 긴밀히 결합되어 주변 환경에 보다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미없는 장기 전략이 아닌 현재의 상황에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실제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루하루 내일의 장기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경영 시스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능동적인 기업 시스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업 구성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시스템 환경과 이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 문화는 항상 강조되어 왔던 것이고 이미 일부 기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을 목적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적극 만들어나가는 시스템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현재의 위기상황뿐만 아니라 향후에 예견되는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최고의 방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