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통신장비업체인 ‘거대중화’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본궤도에 오른 차이나유니콤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통신사업과 관련해 중국 4대 통신장비업체인 ‘거’룡·‘대’당전신·‘중’흥통신·‘화’위가 한국 기업들과 제휴를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흥통신은 이미 한국 기업들과 활발한 제휴 및 기술이전을 추진해온 결과 CDMA 시스템 및 단말기 개발을 상당부분 완료했기 때문에 거룡·대당·화위의 움직임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4일 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거룡의 장경충 회장이 양승택 장관을 예방해 CDMA 통신장비 분야 협력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을 교환했다”며 “예정에 없던 장 회장의 방문으로 중국 통신장비기업들의 한국 CDMA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 장관의 중국 방문(4월)에 즈음해 거룡이 한국 업체와 CDMA 제휴 및 합작 협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거룡(http://www.gdt.com.cn)은 차이나유니콤이 중국 내 19개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할 2차 CDMA 장비공급 입찰전에 대비, 한국 기업과의 협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5년 설립된 거룡은 총자산 121억위안(인민폐) 규모의 회사로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 교환장비(PBX), 유럽식 디지털 이동전화(GSM) 장비, 네트워크 허브 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CDMA이동통신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당(http://www.datang.com)·화위(http://www.huawei.com)의 시선도 한국 기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 대당은 모토로라 및 에릭슨, 화위는 루슨트 및 노텔과 제휴해 차이나유니콤 1차 입찰에서 각각 275만, 370만 회선 상당의 CDMA 장비입찰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차이나유니콤의 2, 3차 추가입찰전을 주목하고 거룡·대당·중흥·화위와의 접촉을 적극 시도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CDMA 시장은 쿼터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시스템 입찰물량을 확보해야만 안정적인 단말기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국내 업체들이 거대중화로 일컬어지는 대형업체를 잡지 못하면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