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희망 산업단지를 가다>(1)대구 성서첨단산업단지

◆전자신문은 지방시대를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는 지방첨단단지를 소개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지방특화단지순례’란을 신설합니다. 이 코너는 매주 수요일 게재되며 지방단지의 입지조건, 문제점, 나아갈 방향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제조업 기반의 대구 성서산업단지가 반도체 제조장비와 평판디스플레이(TFT LCD) 제조 등 지식형 고부가가치산업을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 지역산업구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성서산업단지는 현재 대구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성서 3차산업단지내 3만평 규모의 첨단산업전용단지 조성계획에 따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체들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점차 첨단산업 생산거점기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대구중소기업진흥공단의 벤처기업 협동화단지가 이미 들어서 있고, 기계·금속산업을 위한 기계소재시험평가센터, 대구테크노파크의 벤처공장 등이 잇따라 건립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첨단산업단지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설들의 집적화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필요성=성서첨단산업단지 조성은 대구에 유망한 기업을 유치, 지역산업구조를 첨단화하고 결과적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미다.

그러나 대구의 경우 그동안 지역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기업유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으나 최근들어 주력기업의 부재, 지역 배출 정보기술(IT)인력의 역외유출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성서첨단산업단지와 같은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돼 왔다.

따라서 성서첨단산업단지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에 첨단기업을 유치, 지역의 유능한 IT인력을 이곳에 공급하고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대안이었던 셈이다.

◇입지조건=우선 대구지역에는 경북대와 영남대, 포항공대 등 지역 47개 대학에서 배출하는 첨단산업 관련 우수인력이 매년 3000여명에 이르는 등 인력공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빌리지 조성사업과 연계, 우수한 인력들이 지역내에서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게 된다.

특히 서울에 이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개관하는 국제규모의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DAEGU)는 앞으로 지역에서 개발된 첨단제품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성서산업단지는 경부·중앙·구마·88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고, 부산과 마산 등 항구도시와도 가까워 물류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단지 추진현황=지난 1년 동안 성서첨단산업단지는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실시된 입주기업 분양에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컴텍스와 울텍 등 12개 첨단기업(반도체 7개, LCD 5개 업체)이 선정돼 입주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컴텍스를 비롯한 4개 업체는 이곳에 공장을 건립하고 이미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으며, 세향산업과 성림산업 등 나머지 업체들도 올 상반기중으로 공장 건립을 마무리짓고 생산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입주기업들은 관련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유치기업평가위원회를 통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큰 첨단업종으로만 선정됐으며, 이들 업체는 각종 세제상의 혜택은 물론 공장용지 분양가를 인근 분양가의 절반수준으로 공급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받았다.

◇기대효과=대구시는 이번에 유치한 기업들이 향후 5년 동안 1800억원을 투자하고 직접 매출은 1조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이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인력은 2000명에 이르며 협력업체의 고용인력까지 합하면 4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에서 배출된 고급인력을 지역에 자연스럽게 묶어둘 수 있을 뿐더러

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 구조를 첨단산업으로 개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향후계획=성서첨단산업단지는 유관기업들의 집적화와 지원시설 인프라 구축으로 점차 활기를 띨 전망이다.

우선 대구테크노파크는 성서첨단산업단지내에 벤처기업의 생산거점기지 역할을 할 벤처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연면적 4000평 규모로 총 공사비 140억원이 투입될 벤처공장은 이르면 다음달 착공에 들어가 내년 10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벤처공장에는 생산공장과 함께 중소기업에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생산지원센터가 들어서고 지역벤처기업들을 위한 벤처기업시제품 생산공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첨단산업단지내에 총 500억원을 투입, 오는 2005년까지 연면적 2000평 규모의 기계소재시험평가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지역 기계·금속 관련업체의 기술개발과 장비시험, 검사 등 측면지원에 힘을 쏟게 된다.

또 이미 단지내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대구경북본부의 성서 협동화사업장이 들어서 있고 13개 업체가 입주, 기술개발 및 생산활동이 한창이다. 중진공은 현재 운영중인 성서산업단지내 창업보육센터를 앞으로 전문 공장형 센터로 전환, 보육단계를 마치고 시제품 출시를 앞둔 지역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입주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모든 입주업체들의 공장이 가동되고 성서첨단산업단지의 운영이 본격화되는 내년쯤에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총 매출이 4000억원을 넘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