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자업체들이 브라운관의 태국 현지 생산을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일본빅터가 브라운관TV의 국내 생산분 모두를 태국으로 이관한 데이어 소니와 도시바가 일본과 미국에 있는 모니터용 브라운관 생산을 태국으로 옮긴다.
이들 일본 업체의 브라운관공장 태국 이관은 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임금이 저렴해 한국 등지의 생산업체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데다, 특히 부품조달·수송도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니는 아이치현 이나자와 공장에서 17인치형 모니터용 브라운관 생산 라인 3개 중 1개를 해체, 태국 현지 업체인 CRT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로 옮겨 설치할 계획이다. 태국에서는 6월부터 월간 15만대 규모로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9억엔 정도를 투입한다.
소니는 미국 OEM 전문 생산업체인 미 솔렉트론으로 공장을 매각하거나 통폐합하는 등 제조 부문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브라운관 생산을 위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RT디스플레이는 태국의 사이암시멘트와 미쓰비시전기의 합작사로 미쓰비시 브랜드 제품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미쓰비시가 브라운관 TV 생산을 철수할 방침인데다 출자도 회수할 의향을 보여 이번에 소니 제품의 수탁 생산에 나서게 됐다.
도시바도 태국 현지의 브라운관 생산 자회사인 도시바디스플레이디바이스타일랜드에 미국 공장의 17인치형 모니터용 브라운관 생산설비를 이관, 6월부터 월간 18만대 규모의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5인치 모니터용 브라운관과 21인치와 25인치형 TV 브라운관을 합계로 월간 50만대 정도 생산하고 있는 도시바타일랜드의 생산 규모는 30% 정도 늘어나게 된다. 이 회사는 미국의 생산 거점은 단가가 높은 32인치형 이상의 TV용 평면브라운관으로 특화할 방침이다.
한편 이에 앞서 일본빅터는 3월 초 자국내에서 TV용 브라운관 생산을 모두 태국으로 이관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