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한 IMT2000서비스의 사업시기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지난해 사업자 신청을 받기 전에 서비스 시기를 2002년 5월로 정한 바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말 비동기사업자로 선정된 2개 사업자가 서비스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을 비춘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할 말이 없다. 정부도 당초 2002년 월드컵 개최시기에 맞추어 시범서비스를 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것인지 아니면 바꾼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가 정한 서비스 시기는 어찌보면 가이드라인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세계 정보통신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먼 장래를 내다보고 정확한 시점을 잡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 시기는 사업자들이 서비스 시장의 상황과 주변 산업 추세를 봐 가면서 정해야 할 일이다. 장비나 단말기의 국산화가 덜된 상태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면 외국산 장비나 제품 수입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IMT2000서비스는 환경 미성숙으로 인해 연기될 분위기가 짙다.
비동기식이 주류인 유럽의 사업자들이 적지않은 금액을 경매대금에 쏟아부은 데 따른 자금부담으로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서비스에 필수적인 단말기 부품인 핵심칩의 개발이 미진하고 액정이나 대용량 배터리도 아직 준비되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세계 최대의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가 2002년 말에 단말기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의 출시시기는 이보다 늦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광대역망도 제대로 뒷받침될지 미지수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같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불가피하다면 당초 정부가 정한 서비스 시기를 다소 연기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의 IMT2000서비스 사업자나 정부는 적어도 서비스 시기는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좋다.
우리는 관련 사업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지닌 IMT2000 분야에선 선진국보다 앞서 나가야 하겠다. 그것이 이 분야 산업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다.
현재 통신장비나 단말기업체 등 IMT20000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것도 서비스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데 따른 영향을 받은 바 크다. 만약 서비스 시기가 상당히 연기된다면 관련 부품개발도 그만큼 늦어질 수도 있다. 또 자금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부품업체들에 서비스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부담은 커진다.
주변산업만 본다면 IMT2000서비스 시기는 가급적 이른 것이 좋다. 시기가 이르고 그 시점이 결정되면 개발계획도 명확해짐으로써 장비나 부품 분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서비스사업자들의 사정도 있으니 그 시기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서비스사업자들은 2.5세대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이미 단행함으로써 IMT2000서비스 시기 연기가 불가피할지도 모르겠다.
서비스 시기를 가급적 늦추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사업자들이나 정부가 하루빨리 서비스 시기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도 긴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