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업계, 3중고로 경영여건 악화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온 네트워크통합(NI)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시스템 구축에서 네트워크 기술영역이 차지하는 부문이 확대되는 데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온 NI업체들은 최근 들어 경기침체 장기화의 여파로 인한 시장위축과 신규참여업체 증가로 인한 과당경쟁, 그리고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 등 3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NI시장 규모가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에 머물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환율 또한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NI업체들의 수익구조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I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우선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설비투자 감소와 이에 따른 시장위축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등 국내 NI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던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최근 들어 NI분야의 신규 발주물량을 줄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 역시 경기침체와 환율상승 등을 고려해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을 제외한 후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가 급감하면서 지난해까지만해도 국내 NI시장의 50%를 넘어섰던 통신사업자들의 발주물량이 올해에는 4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NI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신규 업체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올 들어 한국통신과 지앤지네트웍스·유니텔·SK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이 NI사업을 대폭 강화하거나 시장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쌍용정보통신·LGEDS시스템·SKC&C 등 SI업체들도 NI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면서 기존 NI전문업체와 후발 대형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과당경쟁 현상마저 나타나면서 NI업계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또 올 들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환율도 NI업체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환율상승이 장기화됨에 따라 시스코가 국내에 공급하는 장비에 고정적으로 적용하던 환율을 다음달부터 1150원에서 1330원으로 인상키로 하는 등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네트워크장비의 가격이 환율상승으로 크게 오르고 있어 NI업계의 채산성 확보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장위축과 경쟁격화, 환율상승 등으로 NI업계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NI업체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사업다각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이같은 노력이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