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체들 불황=기회, 청개구리 경영 눈길

 ‘불황에 오히려 기술투자 늘린다.’

 인텔과 JDS유니페이즈 등 상당수 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근 극심한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첨단 기술투자를 늘리고 있어 다른 업체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15일 LA타임스(http://www.latimes.com)에 따르면 인텔(http://www.intel.com)은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주가가 63%나 폭락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광 스위치 등 차세대 제품개발을 위한 예산만은 20% 이상 대폭 늘려 잡고 있다.

 세계 최대 광 부품 업체인 JDS유니페이즈(http://www.jdsuniphase.com)도 지난 4년 동안 매년 약 100%씩 늘어나던 매출 증가율이 최근 30% 대로 뚝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1위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 새로운 공장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LA타임스는 잇따른 경영실책으로 회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최근 CEO를 포함한 핵심 경영진이 대폭 교체되는 진통을 겪고 있는 루슨트(http://www.lucent.com)의 경우에도 아직 연구개발 예산을 깎겠다는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하는 분석가들은 “하이테크 기업 경영자일수록 첨단기술이 회사경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회사의 문을 닫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는 한 연구개발 예산을 줄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의 유명한 벤처캐피털 회사인 세콰이아캐피털의 파트너(이사) 마이클 모리츠는 “불황기의 투자는 몇몇 핵심분야를 선택해 자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면 IT산업의 미래상을 그려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미국 IT 기업들의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에 놓여 있는 인터넷 관련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휴대폰으로도 고속 인터넷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광 통신 기술과 차세대이동통신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802.11b와 블루투스, 그리고 휴대폰으로 집에 있는 냉장고 등 다양한 무선기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음성인식 기술개발에도 미국 IT 기업들이 최근 뭉칫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소개했다.

 모리츠 이사는 이어 “미 국방부가 지난 69년 전쟁 등 비상시에도 통신을 할 수 있는 알파넷을 만드는 과정에서 태어난 인터넷이 94년 넷스케이프가 나오면서 겨우 상용화의 첫 걸음을 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거의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