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기술(IT) 업체의 최근 3개월 실적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하락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인텔의 경우 순익이 작년동기의 3분의 1수준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대부분의 업체가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또 향후 경기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 경비절감을 겨냥한 감원 계획도 줄을 잇고 있다.
인텔은 1분기 67억달러 매출에 11억달러(주당 16센트)의 이익을 내 80억달러 매출에 30억달러의 이익을 올린 작년동기에 비해 실적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9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수 비용과 이월 비용을 포함할 경우 이익 규모는 4억8500만달러로 작년동기(27억달러)의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그러나 인텔의 이번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하향 전망치를 약간 웃도는 것이어서, 발표 직후 주가는 10% 가까이 올랐다. 인텔의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전 제품에 걸쳐 판매가 부진한데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분석가들은 재고문제가 다소 개선됐어도 PC 시장에 별다른 성장요인이 보이지 않아 인텔이 앞으로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용 반도체 업체 TI는 1분기 매출이 25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7% 감소했으며 2분기에도 20%의 추가적인 매출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1분기 순익이 2억3000만달러, 주당 13센트를 기록해 작년동기 실적( 4억2100만달러, 주당 24센트)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TI는 이와 함께 올 상반기 매출 실적이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판매 부진에 대응해 전체 인력의 6%에 달하는 2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필름 업체 이스트먼코닥은 1분기 영업 이익이 1억5700만달러(주당 54센트)로 작년동기의 2억9700만달러(주당 95센트)에 비해 48%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코닥은 또 필름 매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어 2분기 실적도 자신할 수 없다며 전체 직원의 약 4.5% 선인 3000∼3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얼네트웍스는 1분기 매출이 5040만달러로 작년동기(5350만달러)에 비해 6%, 순익은 350만달러로 6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로브 글레이저 CEO는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그다지 나쁘지 않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리얼플레이어의 이용자는 60%나 늘었으나 매출과 연계시키기가 쉽지 않다”면서 “2·4분기에도 유사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