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성인식 장비 시장, 외산-토종 대격돌

연간 800억원대인 국내 음성인식 장비시장을 놓고 토종과 외산간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세계 음성인식장비 시장점유율 1, 2위 업체인 뉘앙스(지사장 최승훈)와 스피치웍스(지사장 정봉화)를 비롯해 컨버세이(지사장 이성수) 등 해외 유수업체들이 국내시장에 대거 진출, 국내시장 공략수위를 끌어올리는 추세다. 이는 한국에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무선인터넷, 컴퓨터통신통합(CTI) 등에 음성인식이 접목되면서 시장규모가 대폭 커질 전망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 및 통신분야를 중심으로 매출증대에 나선 국내 음성인식업체들의 시장수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외업체 진출 현황 〓 뉘앙스는 최근 코오롱정보통신(대표 유명렬 http//kdc.kolon.com), 예스테크놀로지(대표 김재중 http//www.yestech.co.kr)와 손잡고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음성인식·인증·합성기능을 두루 갖춘 ‘뉘앙스 7.0’을 증권·은행·복표사업체 등의 콜센터 및 시스템통합분야에 적용해 판매할 계획이다.

스피치웍스도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국내지사를 설립,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현대증권에 음성인식 솔루션 증권거래시스템 ‘보이스탁’을 납품한 경험을 살려 국내 금융권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기로 했다.

컨버세이는 지사설립을 미뤘지만 최근 삼성전자에 음성인식 및 임베디드 솔루션을 납품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음성합성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국내업체 대응 〓 일단 해외기업들이 한국어 연구에서 뒤처져 있기 때문에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L2(대표 전화성 http://www.slworld.co.kr)는 잡음에 강한 음성인식 솔루션을 콜센터서비스업체, 벨소리 다운로드 유료서비스업체 등 실질적인 음성인식 수요처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영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주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보이스웨어(대표 백종관 http//www.voiceware.com)는 LG전자의 음성인식 엔진을 바탕으로 음성합성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로커스·오성정보통신·슈가 등을 중심으로 영업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밖에도 국내 음성인식 전문업체들은 한국어 인식 분야에서 앞서 있는 점을 적극 활용, 시장수성에 나설 계획이다.

◇전망 〓 보이스웨어 백종관 사장은 “뉘앙스나 스피치웍스 같은 유명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음성인식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국내업체들의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금융권, 통신서비스업체 등 당장의 수요처를 둘러싼 외산과 토종 제품간 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