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3G)로의 이행을 앞두고 있는 세계 휴대폰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와 지멘스가 제휴한 데 이어 에릭슨과 소니가 사업 통합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막판교섭을 진행중이고, 모토로라와 미쓰비시전기도 3G 기종의 공동개발·생산 등을 전제로 합작사 설립에 대한 최종 협상을 추진하는 등 미-일-유럽을 잇는 국제적 제휴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은 휴대폰 시장 환경이 디지털 방식의 2G에서 동영상 전송이 가능하고 세계 시장이 거의 하나로 통합되는 3G로 전환하는 데 대비해 세계 어디에서든 통하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이를 통해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을 제고하고 미국과 유럽에 뒤진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3G에서 만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유럽·미국 강세 구도를 나타내던 세계 휴대폰업계의 세력 판도가 3G 시대로 전환하면서 크게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3G 휴대폰에서의 포괄제휴를 추진중인 모토로라와 미쓰비시전기는 올해 안에 북미 지역에 합작사를 설립, 3G 규격 기종의 공동개발·생산 방안을 놓고 최종 협상중이다.
일본·유럽 방식과 북미 방식을 모두 개발·생산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중이고 북미 지역 판매에서 모토로라가 미쓰비시를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위인 모토로라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약 6000만대의 휴대폰을, 8위인 미쓰비시는 1850만대를 각각 판매했다. 두 회사를 합치면 세계 시장점유율이 약 19%로 올라간다.
에릭슨과 소니는 연내 런던에 합작사를 설립하고 양사의 개발·설계·판매 부문을 이관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정리하고 있다. 이미 출자비율 등을 합의했고 공동브랜드 사용 여부 등을 협의중이다.
도시바와 지멘스는 지난해 말 동영상을 송수신할 수 있는 3G 휴대폰을 공동개발·생산·판매키로 포괄 제휴했다. 이밖에 후지쯔와 알카텔도 통신기기 개발 등에서 제휴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