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중앙은행이 첨단 정보기술(IT) 장비로 무장하는 등 1억4000만∼1억5000만명의 대인구를 가진 북극곰의 나라에도 IT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있다.
컴퓨터 사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미약한 실정이지만 인터넷 인구와 함께 전자상거래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앙은행이 IT 도입에 적극 나서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선불카드(데빗)가 일부 주요 도시에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24일 컴퓨터월드(http://www.computerworld.com)는 IT가 러시아의 중앙은행에 혁명을 초래, 구 소비에트연방 시절처럼 더이상 은행간 업무에 막대한 종이 서류가 필요없게 됐다고 전했다. 또 은행간 전산화로 비즈니스맨들이 거래를 위해 수년 전처럼 007 가방에 현금 다발을 넣어 들고 다니는 불편이 없어졌으며 일부 주요 도시 시민들은 채소와 가스 등 생필품 결제에 데빗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 은행의 전산화는 최근 수년간, 특히 98년 루블화 붕괴가 결정적 도화선이 됐는데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은 위성과 광통신시스템을 이용해 79개 지역은행과 전산망을 구축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첫 여성 부회장이자 IT 인프라를 맡고 있는 타티아나 파라모노파는 이 시스템의 총구축비용을 밝히지 않은 채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스크바에 위치한 르네상스캐피털의 애널리스트 김아이스키얀은 “중앙은행의 감독이 허술해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해서는 러시아 은행 전산망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IDC는 러시아의 인터넷 인구가 오는 2004년까지 꾸준히 증가, 94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