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사이버교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사이버교육 학회’와 ‘전국대학사이버교육기관협의회’라는 단체가 연이어 설립돼 관련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모임이 유사한 목적을 갖고 비슷한 시기에 설립됐다는 점을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두 단체의 명칭 끝에 붙은 ‘학회(學會)’와 ‘협의회(協議會)’의 의미 해석에 적지 않은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학회’는 말 그대로 학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높이거나 학술을 장려하기 위해 조직하는 모임이고, ‘협의회’는 여러 사람이 모여 의논을 하기 위한 모임을 일컫는다.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연구를 위한 모임을 ‘학회’라 부르고 기업들이 주축이 돼 산업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협력하자는 모임을 ‘협의회’라고 명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학회’ 명칭을 사용한 ‘한국사이버교육학회’는 학자들보다는 기업체 위주로 결성됐고, ‘협의회’라는 간판을 내건 ‘전국대학사이버교육기관협의회’에는 몇몇 기업체만이 특별회원으로 가입했을 뿐 정회원은 모두 대학으로 구성돼 있어 뭔가 뒤바뀐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 논쟁은 명칭 차원의 문제를 넘어 사이버교육 활성화를 추진해온 세력간의 알력 다툼에서 빚어진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져 국내 사이버교육산업의 발전을 위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설립된 두 단체가 오히려 분열을 조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사이버교육과 관련해 교육공학계를 이끌어온 교수들이 먼저 설립된 ‘한국사이버교육학회’에서 제외된 데 대한 반발로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모임인 ‘전국대학사이버교육기관협의회’를 설립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양측 모두는 세간의 ‘느낌’을 의식한 듯 ‘쓸데없는 기우’라고 일축하고 있다. “국내 사이버교육산업 활성화를 위해 상호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말이다. 일단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 명칭이나 설립 동기가 아니라 두 단체가 사이버교육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두 단체를 보는 제3의 시각 역시 이런 저런 번외의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새롭게 출발하는 두 단체 모두에 따뜻한 시선과 격려를 보내야 할 때다.
<인터넷부·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