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코너]이모티콘 원조논쟁 점입가경

 이모티콘이란 ‘:-)’, ‘:-(’ 등 기호의 조합으로 기쁨, 슬픔, 미안함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사이버 공간 고유의 언어다.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즐겨 사용하는 이 이모티콘들에 최근 원조논쟁과 더불어 특허권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이모티콘에 대해 ‘내가 바로 그 이모티콘의 발명자’라고 나선 사람은 현재 카네기멜론대학의 인공지능분야 연구원으로 있는 스콧 팔만. 그는 지난 1982년 뉴스그룹 토론중 자신이 최초로 이런 이모티콘의 사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인공유산, 이혼 등 학내 이슈에 대해 토론하던중 농담처럼 던진 말이 서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토론이 격화되는 것을 보고 이모티콘의 사용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편 케빈 매킨지라는 네티즌은 “79년에 이미 `-)`와 같은 형태의 문자를 사용했었다”며 “내가 바로 이모티콘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서로 남아있는 증거가 없어 양측 모두 이를 입증하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문서화된 최초의 이모티콘은 93년 데이비드 샌더슨이 쓴 ‘스마일리’라는 93쪽짜리 이모티콘 사전이다.

 이미 ‘이모티콘 매뉴얼’이라는 책도 여러권 나오고 일부 대학에서는 이모티콘과 사이버 공간의 심리현상을 논문주제로 채택할 만큼 이모티콘은 전세계적인 언어가 되었다. 특히 채팅 프로그램이 널리 보급되면서 AOL, MSN, 야후 등 서비스 업체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이모티콘과 다양한 그림문자를 경쟁적으로 개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이모티콘 원조논쟁은 최근 특허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클레어스부티크라는 패션회사는 보석류에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배타적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이미 미국 특허청에 요청한 상태다. 인터넷업체인 인트러덕션스닷컴은 ‘인터넷쇼핑몰에서 상품설명에 이모티콘 사용하기’라는 희한한 특허를 신청하기도 했다. 디어필드라는 업체는 ‘온라인 상담에 이모티콘 사용하기’ 특허를 신청했다. 미국 특허청은 이들의 특허권 인정 여부를 여전히 심사중이다. 그러나 미국의 통신업체인 MCI텔레콤은 켐페인 슬로건인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를 아예 상표로 등록하기도 했다.

 또 회사로고<사진>에 이모티콘을 사용한 디스페어닷컴이라는 인터넷 업체는 회사로고와 유사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네티즌들을 상표권침해로 고소하겠다고 선언했다가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디스페어닷컴측은 결국 누구나 자사 사이트에 와서 신청만하면 무료로 사용권을 주겠다고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상표권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자칭 이모티콘의 원조인 스콧 팔만은 “이모티콘으로 돈을 벌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며 “나는 그저 재미있는 이모티콘을 계속 만들어 내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