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IMT2000 출연금 대폭 삭감-「2非」와 해볼만하다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동기식 IMT2000 출연금 부담을 경감해주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더 나아가 출연금의 상당규모 삭감을 선언함에 따라 향후 선정될 동기식 IMT2000사업자의 경쟁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물론이고 전문가조차 동일조건 하에서 선정된 ‘1동2비’의 사업자 구도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1동’에 오더라도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었다.

 특히 심사결과 유무선 최대사업자인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비동기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통신전문가들은 LG든 하나로통신이든 그랜드컨소시엄이든 간에 동기식 IMT2000은 경쟁력이 없다고 단언했던 게 지금까지의 분석이었다.

 당시 통신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증권애널리스트조차 기술진화에 입각한 동기식 IMT2000의 기술 경쟁력은 인정할 수 있으나 KT와 SKT가 비동기사업자로 선정된 현 시장구도에서 비동기사업자의 시장경쟁력은 밑바닥이라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양 장관의 출연금 삭감선언에 따라 이제 이같은 분석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동기식 기술과 비동기식 기술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상당히 변모한 상태여서 동기식 경쟁력에 대한 재분석이 요구된다.

 양 장관의 삭감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게 투자자본의 수익성 및 효율성 제고다. 양 장관은 동기식 출연금을 설명하면서 1100억원을 납부한 PCS출연금을 비교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기식 IMT2000의 출연금은 최소 2200억원, 최대 4400억원 수준으로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IMT2000주파수 총량이 2배인데다 역무가 제한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2200억원이든 4400억원이든 삭감된 출연금 규모는 1조3000억원을 15년 무이자 분할납부하는 경감조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업자에는 호조건이다.

 특히 이같은 출연금 규모는 이제까지 동기식 IMT2000 투자에 부담을 느꼈던 투자자들의 자세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출연금을 포함, 주당 7500∼1만원선에서 투자하는 동기식 컨소시엄은 비동기식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통신(주당 1만8000원선)이나 SK텔레콤(2만3000원선)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다.

 동기식사업자 입장에서도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에서 비동기사업자에 비해 유리한 입지를 가질 수 있으며 마케팅능력에서도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밖에도 출연금 삭감은 동기식 IMT2000사업자에 연쇄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일차적으로 새롭게 경쟁상대로 떠오른 cdma-1x 서비스를 제공중인 기존 2세대 사업자와 비교해서는 주파수 효율차원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KT·SKT 등 비동기사업자가 사업계획서에서 천명한 2G(동기)·3G(비동기) 로밍은 듀얼밴드·듀얼모드 설계를 요구해 결과적으로 단말기 고가화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동기식사업자는 듀얼밴드(1.8G와 2G)만 충족시켜주면 된다.

 비동기식이 전세계적인 단말기 양산효과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언급한다면 동기식에는 세계최대의 가입자를 가진 버라이존이나 US스프린트 등 원군이 존재한다.

 비동기 최대의 강점인 글로벌로밍 역시 최근 동기식 주자가 미국을 중심으로 서서히 파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역으로 비동기사업자는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 중의 하나인 미국 서부지역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다.

 기술표준문제 역시 최근 들어 동기식이 비동기방식에 비해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비동기식의 최대 약점은 기술표준의 완전한 매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달 상용화를 외쳤다가 서비스연기를 선언한 NTT도코모의 FOMA 방식조차 비동기(WCDMA)의 궁극적인 표준이 아니다.

 WCDMA의 본산지인 유럽이 취약한 이용자 기반 및 자금시장의 푸대접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동기의 실질적인 서비스는 2003년 이후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비동기식의 기술적 한계까지 제시되고 있다. 일례로 양승택 장관은 “정지상태에서 2Mbps, 보행중 384Kbps, 고속이동중 144Kbps를 제공하는 비동기기술은 궁극적인 차세대 이동통신이 될 수 없다”고 전제하며 “이와 달리 동기식은 144Kbps를 제공하는 1x, 이동중에도 2Mbps를 제공하는 HDR에서 5Mbps를 제공하는 cdma 2000 3x로 연결된다”고 기술적 우위를 언급하고 있다.

 아무튼 출연금 삭감, 비동기의 표준화 지체, 비동기의 2G·3G로밍 부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기식사업자의 발빠른 행보 등 제반여건이 동기식사업자에 유리하게 조성되는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