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판매량이 급증한 한 중소기업의 단말기는 늘 서비스 개통물량의 20% 가량을 반품교체용으로 확보해 놓아야 할 정도로 불량이 많습니다. 한 대기업의 최신 제품도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하면 새 단말기로 교체해주고 있습니다.”(서울 강남의 한 이동전화대리점주)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가 때아닌 불량제품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보다 시장으로부터 돌아오는 반품이 많아 문제다.
실제 한 중소기업의 제품은 신세대 욕구를 충족시킨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최근 반품이 급증하면서 내수판매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제품 자체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원공급장치 접촉불량, 폴더(덮개) 개폐불량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많아 새 상품으로 교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무리한 공급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며 “대기업처럼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없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사업자들의 일방적인 공급가격 인하요구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즉 저렴한 공급가격을 유지하려다보니 무리한 제조원가 낮추기를 시도, 단말기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단말업체는 아예 6개월 가까이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단말기 상품기획상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나 서비스사업자들의 낮은 수급가격 정책으로 인해 섣불리 출시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 그렇다고해서 신제품 출시를 마냥 연기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관련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들도 “단말기 보조금제도가 폐지된 이후로는 특별한 판매가격 인하방안이 없다”며 “계속 단말기 수급가격을 낮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당분간 ‘낮은 공급가격-불량률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