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서비스 새 소비세력 `非인간` 등장

‘비인간 사용자(non-human user) 시장을 잡아라.’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인간 이외의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업자들은 앞으로 정보기기 통합이 무선사업자를 중심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고 ‘1정보기기 1가입자’ 시대에 대비, 비인간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비인간 사용자란=비인간 사용자란 말 그대로 자동차·가전기기·동물 등 인간 이외의 이동전화가입자를 말한다. 통신 선진국에서는 사람 사용자 시장의 성장률이 이미 정체 상태에 이르고 있어 비인간 시장이 앞으로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돌파구 역할을 해줄 전망이다.

 게다가 사업자들은 이동전화가 음성위주에서 데이터통신 위주로 급변하고 있어 조만간 비인간 사용자가 ‘노른자위’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NTT도코모는 오는 2010년 자사 이동전화 가입자 중 인간 가입자는 1억2000만대, 비인간 가입자는 이보다 두 배 정도되는 2억2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시장선점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도 가입자수가 2700만명에 이르고 지난해 20∼40대의 이동전화보급률이 90%에 이르는 등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보고 새로운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황=가장 먼저 사업화된 부문은 원격접속, 원격제어 등이다. SK텔레콤 등 주요 사업자들은 지난해 무선모뎀 서비스를 출시, ‘노트북PC’를 가입자로 받아들였다. 또 가스관검침, 댐수위통보, 침입탐지시스템 등에도 전화번호를 부여하고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LG텔레콤은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와 제휴를 맺고 오는 2006년까지 약 300만대의 차량을 가입자로 유치하고 도로정보, 위치정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KTF는 애완동물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시기를 검토중이다.

 ◇전망=사업자들은 비인간 시장은 빠르면 내년 초반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인건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까지 무선망 사용료가 비싼 상황이라 사용자가 비용절감 효과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 관공서 및 기업들이 관련예산을 책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표현명 KTF 이사는 “하반기 2.5세대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내년에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면 데이터 통신 비중이 높아져 비인간 사용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