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사진산업의 디지털혁명

 ◆송정진 디지털포토 사장

 160년 전, 사진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인류에 처음 소개된 후 사진산업은 수차례 혁명적 변화의 과정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30년대 미국의 이스트먼코닥에 의해 시판된 롤필름은 사진 대중화에 기여한 첫번째 혁명이었고, 둘째는 60년대의 컬러사진이었으며, 80년에 보급된 미니랩(중소형 현상인화기)은 익스프레스 포토의 개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세 번째 커다란 변화로 기록된다.

 새 천년의 첫해인 지난 2000년은 또 하나 사진 혁명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즉 사진산업에 있어서의 디지털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은 매년 폭발적 성장을 거듭, 디지털카메라는 PC 주변기기에서 벗어나 필름카메라와 자리를 바꿔가고 있으며 초고속인터넷 망의 보급은 이제 웬만한 크기의 파일도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여기에 99년 디지털사진인화 장비 일명 ‘디지털미니랩’이 시장에 선보이면서 이제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웹으로 주문하고 디지털인화기로 뽑은 은염사진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이른바 온라인디지털이미징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서비스는 단순히 새롭고 흥미로운 인터넷 비즈니스의 하나가 아닌 사진산업의 큰 흐름에 기반을 둔 ‘안전하고도 확실한 수익을 갖춘(safe and secure revenue producing)’ 각광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초 미국의 셔터플라이닷컴(Shutterfly.com)이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처음 선보인 후 미국에서는 거대자본의 20여개 닷컴회사들이 뛰어들면서 초기시장을 열어가고 있으며, 한국도 2000년 여름 ㈜디지털포토에 의해 처음 소개된 후 지금까지 10여개 회사들이 등장, 시점이나 서비스 면에서 미국 시장 다음으로 뜨거운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이미징 서비스 시장 규모는 그 수익의 근간을 이루는 디지털이미지(디지털카메라를 소스로 한)의 규모로 추정할 수 있다.

 인포트렌즈(Infotrends)의 조사 분석에 의하면 2001년에 디지털이미지의 총수량 97억장 가운데 50%인 49억장이 프린트될 것이고 오는 2005년에는 총 449억장 중 219억장이 프린팅돼 전세계적으로 약 100억달러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올해 디지털이미지 프린팅은 홈프린팅(퍼스널 컬러프린터)에 의해 83%, 디지털이미징 서비스회사와 사진관에서 각각 13%, 4%씩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05년에는 홈프린팅대 디지털이미징 서비스대 사진관이 각각 20대 47대 33의 비율로 구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시장선점 효과와 즉시성의 장점을 갖고 있는 홈프린팅과 월등한 사진 품질에 저렴함과 편리함을 갖춘 인터넷의 디지털이미징 서비스 사이에 조만간 볼 만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새롭게 열리는 디지털이미지 프린팅 시장에서 이들 업체들이 갖춰야 할 성공전략은 무엇일까.

 첫째, 넘어야 할 산은 동종 회사가 아니다. 현재의 10% 시장을 잡겠는가. 아니면 80%의 시장을 앞당길 것인가. 업체간 출혈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함께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야 할 것이다.

 둘째, 오프라인과 한몸이 돼야 한다. 이 서비스의 시작은 인터넷이었으나 그 꽃은 땅에서 필 것이다. 오프라인의 사진관과 기존의 포토컴퍼니는 각각의 역할과 포텐셜을 극대화해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인 것이다.

 셋째, 카멜레온과 같은 환경 적응이 필요하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를 거듭하는 21세기 비즈니스 환경은 능동적이고도 유연한 자기 변신을 요구한다. 곧 다가올 모바일 환경에 대한 대처가 좋은 예다.

 넷째, 기술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디지털이미징 서비스는 포토와 디지털이 결합된 IT 비즈니스이기에 원천기술의 확보는 미래에 대한 보증수표와도 같다. 코닥과 후지필름이 오늘날 사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것은 결코 자본과 마케팅만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도 쉽게 넘보지 못할 기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사진산업의 혁명이 완성될 4년 후 누가 그 정상에 서 있을지 필자도 궁금할 따름이다.

  jjsong@zzix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