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전기·전자 및 전력 업계를 중심으로 가정용 전압을 현재의 100V에서 유럽 수준인 230V로 높일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들 업계는 ‘송전 효율이 올라가면 막대한 에너지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에어컨·건조기 등의 성능이 향상돼 편리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230V로 올릴 것을 당국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일본전기공업회(JEMA)로 기업이나 관계 부처 등이 참가하는 협의 기관을 발족, 국민에 제시할 계획을 서둘러 마련하는 한편 배전 설비 교체·전선 지중화 등 기반 정비를 15년 이내 완료해 전압을 올릴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구 통산성이 강압 관련 보고서를 71년 발표, 이후 몇 차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전압 변환에 따른 가전 제품의 대체 비용이 막대한데다 감전 사고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소비자 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유야무야됐다.
강압 문제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중전기기 및 가전 등 침체돼 있는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4년 연속적으로 생산이 감소하고 있는 중전기는 배전설비 갱신 등으로 연간 800억엔 정도의 수요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JEMA측은 예측한다. 가전도 대체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데 미쓰비시전기의 한 관계자는 “중전기를 훨씬 웃도는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인 경제산업성은 ‘당분간 공식적인 토론의 장은 마련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환경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