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업계 ^보릿고개^

‘NI업계는 지금 보릿고개중.’

 네트워크통합(NI) 업체들이 이달로 접어들면서 신규 발주물량 실종으로 사상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스템구축 및 유지·보수 업무보다는 네트워크 장비의 단순 유통업에 종사해온 중소 NI업체들의 도태가 본격화되는 등 NI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침체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로 신규 네트워크시스템 구축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고 있는 가운데 환율상승의 여파로 비용부담이 늘어나면서 당초 5∼6월 발주를 예정했던 업체들이 네트워크시스템 구축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규 발주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

 그나마 5∼6월중 네트워크시스템 구축이 불가피한 업체들의 경우 지난달 대부분 네트워크시스템 도입계약을 마무리지으면서 이달들어서는 신규 발주물량 자체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당초 5∼6월에 예정됐던 발주물량이 대부분 지난달 소화된 것은 지난달초 시스코가 환율상승을 이유로 이달부터 국내에 공급하는 장비에 고정적으로 적용하는 환율을 1150원에서 1330원으로 15%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네트워크시스템 도입을 계획했던 업체들이 비용증가에 따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장비도입 계약을 지난달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5∼6월 예정물량에 대한 수주작업이 이미 지난달 끝남에 따라 올 상반기까지 NI시장의 불경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1·4분기 NI업계의 매출실적이 대부분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가운데 당분간 신규 발주물량마저 기대하기 힘들게 됨에 따라 자금여력이 부족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 NI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져 NI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도 NI시장의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업체간 덤핑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NI업체들의 생존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NI시장에 적자를 감수한 덤핑수주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신규 발주물량을 기대하기 힘들어짐에 따라 NI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도 “이번 NI시장의 한파가 무분별하게 난립한 경쟁력 없는 NI업체들을 시장에서 걸러내는 구조조정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