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데이터통합(VoIP)서비스가 웹투폰에서 폰투폰방식으로 진화하는 것과 함께 가정용 인터넷의 주 매체인 초고속인터넷에도 VoIP 결합서비스의 사례가 속속 늘어나는 등 인터넷전화시장이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등 거대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VoIP서비스를 추진하거나 본격 채비에 나선 것과 때를 같이해 별정통신, 마이크로ISP, 전용선사업자 등 초고속인터넷과 직간접적 연관을 가진 업체들이 전방위적으로 VoIP서비스에 가세하고 있다.
이는 500만 가입자를 넘어선 초고속인터넷의 저변을 고려할 때 인터넷전화 활성화의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의미와 함께 초고속인터넷기반 VoIP서비스가 향후 전체 VoIP시장의 노른자위 사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 것이다.
◇현황=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당초 공표했던 VoDSL사업 추진은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ADSL·케이블(HFC) 등 초고속인터넷 기존매체와 결합된 VoIP서비스에는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블 초고속인터넷 VoIP서비스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 상용화하고 ADSL용 VoIP서비스는 늦어도 내년 안에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가입자 대상 VoIP서비스의 핵심장비인 소프트스위치에 대해서는 이달 안에 개발업체를 선정, 하반기에 통화품질(QoS) 등 제반 상용화 연구작업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별정통신업체 SK텔링크(대표 신헌철)도 지난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대상 VoIP서비스 계획을 공표하고 6월 말까지로 예정된 시범서비스 준비가 한창이다. 장비 등 제반준비작업은 마무리된 상태며 오는 20일께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서비스 대상지역은 이번주 안에 선정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지앤지네트웍스(대표 서명환)는 현재 C2C 등 글로벌망사업자와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는 해외 백본망이 완성되면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춰 VoIP노드를 구축,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글로벌백본망이 강력한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기업용도에 맞춰 VoIP서비스를 연내에 시작할 예정이다.
마이크로ISP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모음정보(대표 고동호)도 이달 중 자사 기업전용선가입자나 개인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중 신청을 받아 선별적인 VoIP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초기 VoIP서비스의 초점은 통신비용 절감차원에 맞춰 기업용시장을 주로 공략할 방침이다.
◇전망=초고속인터넷 기반 VoIP시장의 활성화는 곧 인터넷전화의 대중화로 이어진다는 데 의의가 크다.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실질적인 인터넷전화서비스의 주사용층으로 편입될 경우 그 파급력은 엄청난 수준에 이를 것이 분명하다.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인터넷전화국사업자와 함께 초고속인터넷 기반 VoIP서비스가 전체시장의 양대축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더욱이 초고속인터넷기반 VoIP서비스가 VoIP 관련장비의 대량수요 여지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시장의 동반활성화도 예상된다.
VoIP서비스는 근본적으로 사용자 지향형의 서비스형태에 속한다. 아직도 통화품질 등 개선여지가 많이 남아있지만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VoIP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의 부가가치와 사용자 만족성을 동시에 보장한다는 서비스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인터넷전화 등장 초기 초고속인터넷 바람을 불러온 것이 이젠 역으로 깔려진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인터넷전화 대중화로 이어질 순서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