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운전중 아이가 아파 잠시 약국 앞에 차를 세웠다. 길 건너 도로에 경찰관이 서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약을 사고 유턴해 돌아가려는데 그 경찰관이 차를 세웠다. 안전벨트 단속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화가 났다. 왕복 2차선 도로라 분명 안전벨트를 풀고 약국에 가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깜박 실수로 출발한 것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단속을 하는 것은 실적을 올리기 위한 융통성 없는 과잉단속이라는 느낌이 들어 몹시 불쾌했다. 그 날 복잡한 시내에 단속 경찰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차량이 많은 시내에서 얼마나 차 속도를 낼 수 있는지, 주정차하기 쉬운 시내에서 하는 안전벨트 단속을 얼마나 시민이 고마워할지, 단속에 걸린 차를 심심찮게 보면서 오히려 의심과 불신이 생기는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정말 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면 과속하기 쉬운 외곽도로 진입로라든가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안전벨트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특히 고속도로에서 안전벨트 하나로 죽고 사는 희비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진정 교통사고 사상자 수를 줄여서 부끄러운 이미지를 벗고자 경찰이 노력하는 것이라면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더 많이 단속하는 것이 경찰의 순수한 의미를 국민에게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김주현 부산시 남구 우암1동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