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인터넷전화 서비스용 VoIP 입찰 외국업체 그들만의 잔치

 국내 음성데이터통합(VoIP) 시장확산의 호기로 여겨지는 하나로통신 인터넷전화(IP폰)서비스용 VoIP장비 입찰전이 외국업체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하나로통신이 VoIP서비스를 서두르면서 한국통신, 두루넷 등 기간통신사업자들도 이 서비스에 속속 가세할 것으로 보여 외산장비 독식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6일 하나로통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경쟁에서 HP와 시스코시스템스가 VoIP 핵심솔루션인 게이트키퍼(모델명 OCMC)와 소프트스위치(모델명 AS5300) 공급업체로 선정돼 벤더파이낸싱(공급자 융자)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로통신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위한 VoIP장비 벤치마킹테스트(BMT)에 HP, 시스코시스템스, 클라렌트, 스리콤, 제트스트림스, 제너시스템스 등 국내외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으나 가격·성능·제품완성도 등에서 HP와 시스코 장비가 가장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은 현재 케이블TV망을 활용한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통신도 멀티미디어연구소 주관으로 내년 중 인터넷전화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1500억∼2000억원의 잠재수요가 예상되는 국내 VoIP장비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이 VoIP장비를 현금구매가 아닌 벤더파이낸싱 형태로 해결할 방침이어서 자금 및 물동량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국내 장비제조업체들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더파이낸싱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해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이 뒤지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며 외산장비에 의한 시장잠식을 우려했다.

 한편 댁내망 끝단에 설치할 소용량 게이트웨이(CPE)분야에서는 휴먼테크놀로지, 이브리지컴,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여서 일말의 희망을 남겨두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